[특별 인터뷰] B. Duncan X. Lascelles(NCSU) 석좌교수·강병재(서울대) 교수

“리브렐라, 멀티모달 치료전략의 하나  OA 통증 완화의 새 패러다임”

2025-09-18     김지현 기자

골관절염(OA)은 반려동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 만성 질환이다.
고령화로 OA 환자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조에티스(대표 박성준)는 반려견 OA 통증 치료제 ‘리브렐라(Librela)’를 출시, 이를 기념해 지난 9월 6일 부산에 이어 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론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는 수의 통증 관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B. Duncan X. Lascelles(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석좌교수와 강병재(서울대)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리브렐라’의 실제 사례를 공유하며 임상적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전했다. 본지는 서울 심포지엄 직후 두 연자를 만나봤다. 


Q. 통증 관리 연구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Lascelles 교수: 어릴 때부터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학문을 이어가면서 기억과 학습의 신경 기전이 통증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고, 약리학과 수술 전문의 과정을 거치며 관심이 자연스럽게 통증 관리로 옮겨갔다.
이후 박사 과정을 통해 해당 분야를 심화하며 현재는 만성 통증 연구와 임상에 집중하고 있다.


Q. 한국 수의사들에 대한 인상은
Lascelles 교수: 20여 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도 한국 수의사들은 국제적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그 역량이 더욱 성숙해졌음을 확인했다.
국내에서 축적된 성과가 해외로 전해지고, 해외의 근거가 다시 국내로 유입되는 양방향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Q. 리브렐라의 차별성과 임상적 의의는
Lascelles 교수: ‘리브렐라’는 골관절염 통증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인 약제라고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수십 년간 NSAID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임상에서 늘 아쉬움이 남았는데, ‘리브렐라’는 기존 치료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영역을 보완해주고 있다. 
둘째, 효과와 효율성, 안전성 면에서도 검증된 약제로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Q. 세계적인 사용 현황과 반응은
Lascelles 교수: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수의사들의 만족도가 높다. 환자의 활동성과 삶의 질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고양이용 ‘솔렌시아’(국내 허가완료. 내년 초 출시 예정) 역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두 약제를 만병통치약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강병재 교수: 국내에는 이제 막 도입된 단계지만 최근 관절염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수의사들에게 매우 유용한 옵션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 멀티모달 치료 전략의 하나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개별 환자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적용 사례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은

Lascelles 교수: 약 10년 전 임상시험에서 처음 고양이에게 이 약을 사용했을 때 보호자가 병원을 찾아와 고양이가 다시 뛰어다니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았다며 눈물을 흘렸는데, 그 순간이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병재 교수: 처음 ‘리브렐라’를 적용한 환자는 13세 레트리버였다. 보호자가 수의대 선배이자 교수님이었는데 반려견이 인지장애를 동반하고 보행이 불편한 상태였다.

기존 NSAID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리브렐라’ 샘플을 투여했는데, 환자의 통증이 확연히 해소돼 보호자가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치료를 중단하면 곧바로 효과가 사라진다고 느낄 만큼 의존도가 높아 지금까지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스코티시 폴드 고양이다.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평생 관절 질환을 안고 살아야 하는 케이스였는데, 기존 약물은 독성 문제로 장기 사용이 어려웠다. ‘리브렐라’를 투여한 결과 현재 3개월째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 

Q. 다른 치료법과의 병용 가능성은
Lascelles 교수: 해외 수의사들은 약물과 비약물 요법을 함께 활용하거나 복수의 약물을 병용하는 멀티모달 접근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다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관절 내 주사제는 흥미로운 영역이지만 아직 연구와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단계다. 1~2개 관절에 국소적으로 적용할 수는 있으나 여러 관절일 경우 반복 시술로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강병재 교수: ‘리브렐라’는 전신 통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관절 내 주사제는 국소적으로 윤활과 재생 효과를 담당한다. 목적이 서로 달라서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병용사용 모두 가능하며, 이는 수의사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리브렐라’만으로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관절 내 주사제와 병용함으로써 더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Q. ‘리브렐라’ 옵션 선택의 가치는
Lascelles 교수: ‘리브렐라’는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제로 매일 약물을 투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합리적이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이 통증에서 해방되어 다시 움직이고 행복감을 되찾는 순간 보호자 역시 그 가치를 충분히 체감한다. 보호자와 반려동물 사이에 무너졌던 유대감이 다시 회복되는 것 또한 ‘리브렐라’ 치료가 지닌 중요한 의의다.

Q. 보호자와 소통 시 중요한 점은
Lascelles 교수: 장점과 이상 반응을 모두 솔직히 설명하고, 특정 약을 강요하기보다 다양한 옵션을 제시해 보호자가 충분히 고민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호자마다 경제적 상황이나 선호가 다르다는 것을 존중하며 대화함으로써 치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강병재 교수: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라는 점을 존중해 단순히 진단 검사 수치만을 근거로 설명하기보다 관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대화해야 한다. 

특히 보호자 교육은 OA를 관리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OA는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돼야 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다양한 교육자료를 이용해 인지시켜야 한다.
개의 OA와 파행에 관련된 질문지 등을 이용해 보호자가 개의 현재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수의사는 이를 통한 임상증상 모니터링으로 치료에 대한 효과를 평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