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원 시 세대교체 “후임 선정 어떻게?”

가치관 충돌로 원장 간 갈등 점화될 수 있어…가이드라인 및 중재자 필요해

2025-09-18     박예진기자

최근 1세대 원장들의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많은 병원에서 후임 원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병원의 미래 비전과 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많은 병원에서는 후임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특히 공동개원 병원의 경우 원장 간 원활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갈등으로 인한 병원 손해 발생도
공동개원은 자본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전문 진료를 제공할 수 있어 수의사들이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개원 방식 중 하나다. 
특히 규모가 큰 2차 동물병원에서 공동개원의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공동개원은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수의 원장이 함께 병원을 운영하는 만큼 의견 조율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 중에서도 후임 원장을 선정하는 것은 매우 예민한 사안 중 하나로 적절한 합의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병원의미래 비전에 대한 가치관 차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방식대로 병원을 운영하길 바라는 원장이 있는 반면, 다른 원장은 병원의 변화를 원하는 등 서로가 추구하는 병원 운영 방식이 다를 경우 후임 선정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다. 원장마다 밀접한 관계의 수의사나 능력을 인정하는 후보가 다를 수 있어 본인이 추천하는 수의사를 내세우려다 감정적인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병원 경영, 진료 능력, 직원 소통 능력 등 원장을 선정할 때 어떤 요소를 가장 우선시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미리 원장들끼리 상의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돼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갈등이 심화될 경우 기존 원장이 적극적으로 후임 원장의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병원 운영에 큰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

후보자 선정 가이드라인 필요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물병원은 후보자를 선정하기 전 병원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명확히 정립한 후 해당 가치관에 맞춰 후보자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후보자의 자격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서 경영 능력, 진료 철학, 리더십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또한 평가 결과는 공개적으로 공유돼야 한다.

후임 원장 선택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동물병원은 경영 전문가 및 전문 상담사 등 중립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 제3자를 통해 각 원장의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원장들은 병원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중재자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또한 후임 원장에게 충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자율적으로 병원을 이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원장이 퇴임 후에도 계속해서 병원 운영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면 추후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원장들의 알력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후임 원장은 병원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매우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또한 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병원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현명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