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

정밀 진단과 데이터 기반 수의방사선치료 선도 LINAC 플랫폼으로 방사선계획·검증·치료시스템 정착…색전술·RFA까지 원스톱 종양치료 추진

2025-11-07     김지현 기자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원장 임희수)는 2019년 개원과 함께 국내 수의 방사선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CT 시뮬레이션과 IMRT(Intensity-Modulated Radiation Therapy)가 가능한 LINAC 플랫폼을 전면 도입해 인의 병원 수준의 방사선 계획과 검증 및 치료 시스템을 수의학 영역에 정착시키며 종양 임상을 선도하고 있다. 

사람 의학수준의 기술을 도입해 머리와 척수 등 고위험 부위 종양을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는 기술력과 치료 전 과정을 표준화한 검증 절차, 보호자와 함께 치료 방향을 설계하는 설명 중심 진료 체계를 통해 방사선치료의 전문성을 높였다.

지금까지 수천 건의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오며 항암·수술·방사선의 3대 암치료가 모두 가능한 국내 최초의 동물병원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환자가 찾아오고 있다.

‘영상과 물리의 융합’ 한 발 앞선 진료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의 방사선치료는 64채널 CT와 3.0T MRI 융합 영상으로 시작된다. 고해상도 CT 시뮬레이션과 MRI 퓨전을 통해 종양의 3차원 구조와 인접 장기 위치를 정밀 재구성한 뒤 IMRT 프로그램으로 inverse planning을 수립한다.

최종 단계에서는 물리적 검증(Gamma Index QA)을 통해 계획과 실제 선량의 오차를 3% 이내로 조정해 인의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한다. 이처럼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는 방사선 물리, 영상해부학, 생물학적 선량 반응을 통합적으로 해석하며, 치료의 전 과정을 자체 설계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임희수 원장은 “우리가 다루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이다. 장비는 시작일 뿐 진짜 치료는 경험과 판단에서 완성된다”며 “동일한 장비라도 계획과 운용의 차이가 결과를 만든다. ‘계획–물리–임상’의 루프를 얼마나 정교하게 실행하는가가 치료의 품질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역시 강점이다. 영상 전공 5명, 내과 2명, 외과 1명 모두 석박사급으로 구성된 의료진이 다학제 진료를 통해 케이스를 면밀히 검토하고,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모 병원인 헬릭스그룹 산하의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서초점으로 연계하고 있다. 

임희수 원장은 “하고 싶은 연구나 교육을 자유롭게 지원하고, 필요한 재료나 장비도 아낌없이 제공한다. 현재 수의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인재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앞으로도 젊은 수의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더 탄탄히 만들고 싶다”고 했다.

국내 최다 케이스로 데이터 기반 치료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는 국내 최초로 방사선치료를 도입한 이후 반려동물 종양 환자에 대한 수천 건의 치료를 시행하며 모든 환자의 선량 분포, 부작용, 생존 기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임희수 원장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의 수의 방사선치료 예후 예측 모델을 개발 중이며, 환자 진료 시 종양의 크기와 위치, 병기 등을 분석해 생존율 퍼센트까지 예측하는 정량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로 확장한 전문성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는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를 위한 방사성요오드(I-131) 치료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I-131 치료는 기능항진 갑상선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불필요한 조직 손상 없이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잦은 환자에게 탁월한 근치 효과를 보인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권고 기준에 따라 방사선 격리 시설과 방사능 안전관리 시스템을 완비했으며, 치료 후 방사선량이 안전 기준 이하로 감소할 때까지 철저한 모니터링 절차를 유지해 인의 수준의 안전관리 프로토콜을 구축했다.
임희수 원장은 “I-131 치료는 방사선 물리와 내분비 생리학이 결합된 고난도 영역으로 안전과 정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도하기 어렵지만 한 번의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의 종양치료 전 과정 완성이 목표 
임희수 원장은 현재 수술부터 색전술, RFA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종양치료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서초점에서 혈관 인터벤션 장비인 ‘Canon Alphenix HD Sky’를 도입, 내년 1월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무균 수술실과 내비게이터 기반 첨단 수술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미나실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 중으로 장비 설치가 완료되면 수술·색전술·방사선치료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첫 시도가 될 것이다. 

임희수 원장은 “종양의 진단부터 치료, 추적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완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통합 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장비 가격이 상당히 비싸지만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병원 수익은 모두 장비 확충과 공간 개선에 재투자하며 치료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도 종양치료의 경계를 확장하며 수의 방사선치료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종양 환자에 의미있는 시간 선물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는 모든 보호자들에게 치료 원리와 기대효과, 부작용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단순히 치료 결정이 아니라 치료 설계를 함께 하고 있다.
임희수 원장은 “우리는 단순히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한 번의 치료, 한 번의 선택이 반려동물의 삶 전체를 바꿀 수 있음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는 지금도 수천 건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희수 원장은 “우리는 지금도 매일 수의 방사선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군가의 첫 치료가 또 다른 환자에게는 희망의 통계가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환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병원으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