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 인터뷰 (62)] 곽지훈(FM동물메디컬센터) 원장
“진단·영상·병리 다학제적 접근 종양환자 ‘림프절 평가’에 초점”
반려동물의 암 진료는 더욱 세분화되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병기 설정, 맞춤 치료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곽지훈(FM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병리학 석사와 영상의학 박사 과정을 거친 ‘한국수의진단전문가’로서 진단·영상·병리를 연결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바탕으로 실무 중심의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경기북부컨퍼런스에서는 ‘종양 진단과 치료에서 SLN mapping의 임상적 가치와 실제 적용’ 주제로 증례를 발표해 큰 관심을 받았다.
병리와 영상, 내과와 외과를 두루 아우르는 경험을 기반으로 특히 종양 환자의 림프절 평가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곽지훈 원장을 만나봤다.
Q. 강의는 주로 어떤 내용을 하나
원내 수의사와 항암 치료 도입을 고려하는 동물병원들을 대상으로 주로 강의를 해왔다.
종양 진단 과정, 필수 검사, 보호자 상담 시 고려사항, 실제 항암 치료 방법까지 임상 프로세스를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종양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영상진단을 어떻게 임상적으로 활용해 방향을 결정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Q. 강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진료를 하다보면 저연차 수의사라도 예상치 못하게 종양 환자를 마주할 때가 많다. 식욕부진의 원인이 종양인 경우도 있고, 단순한 피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피부종양일 때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초기부터 올바르게 상담하고 환자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내용을 알려주다보니 자연스럽게 강의를 시작하게 됐다.
Q. 임상의들이 관심 많은 주제는
항암치료에 막 입문한 수의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어떤 약을 언제, 어떻게 써야 하는가’이다. 종양의 종류별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의 특징과 선택 기준, 약물 간 병용 시 주의점, 실제 환자에게 주입하는 구체적인 절차에 관한 질문이 많다.
약전에는 용량과 부작용만 명시돼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희석 비율, 약물 주입 순서와 속도, 투여 전후의 수액요법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실질적 내용에 초점을 맞춰 강의하고 있다.
Q. 강의 준비는 어떻게 하나
대부분 직접 진료한 케이스를 중심으로 자료를 구성한다. 여기에 최신 논문과 영상·병리 자료를 덧붙여 임상 수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형식으로 정리한다. 인의 사례가 적용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인의계의 최신 치료나 진단, 실제 반려동물 임상 연구와 비교해 살펴보기도 한다.
복잡한 원리를 단순화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으며, 수의사들이 종양 환자를 만났을 때 두려움보다 진단적 자신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강의의 궁극적인 목표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가장 반응이 좋았던 강의는 최근 경기북부컨퍼런스에서 진행한 ‘종양 진단과 치료에서 SLN mapping의 임상적 가치와 실제 적용’이었다.
감시림프절(Sentinel Lymph Node, SLN)은 종양의 병기 설정에 중요한 림프절을 좀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수의계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이에 SLN 개념에 대해 소개하고, 인의에서의 활용 사례, 수의학에서의 연구 논문, 그동안 원내 실제 환자 케이스를 소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SLN을 통해 정확한 림프절 전이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현장에서의 공감이 컸다.
Q. 종양 강의에 영상의학 내용도 강의하나
종양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영상진단을 어떻게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를 중심으로 강의하고 있다. 영상 판독을 하는 영상의가 아니기 때문에 영상을 찍고 판독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그 영상을 통해 ‘진단과 치료 방향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종양환자의 clinical stage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그 때문에 TNM staging을 통해 환자의 병기를 파악하게 된다. T는 종양의 전이, N은 주변 림프절로의 전이, M은 폐나 간 처럼 원발종양이 아닌 원거리로 전이되는 것을 의미한다.
종양의 크기나 원거리 전이 같은 경우는 우리가 촉진이나 일반적인 영상검사로 가능하지만 림프절 전이 여부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에는 CT를 활용한 SLN mapping을 이용해 림프절 전이 평가의 정확도를 높이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Q. 강의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최신 지식이 현장 여건에 맞게 바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SLN mapping은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장비나 인력 여건상 적용이 쉽지 않은 병원도 있다.
Q. 한국수의진단전문가이다
종양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세포진단, 병리, 영상 등 다양한 진단 분야와 내외과적 치료법을 두루 고려하는 다학제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병리학 석사 학위로 진료를 시작해 당시에는 진료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다는 인식이 강해서 임상 초기에는 학위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내과와 외과를 두루 배우며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종양 환자를 진료하며 병리학적 지식이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감했고, 이후 건국대 수의영상의학과 박사과정을 통해 최신 영상 진단법을 공부했다.
이러한 경험이 ‘한국수의진단전문가’ 자격 취득으로 이어졌고, 현재도 수의병리학회 등에 적극 참여하며 더 정밀한 종양 진단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현재 주력하고 있는 임상 분야는
종양환자의 병기설정에서 매우 중요한 림프절 평가를 좀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 간접 CT 림프조영술(Indirect CT Lymphography)를 활용한 SLN mapping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주변 병원에 알려주고 있다.
현재 국내임상환경에 보급되어 있는 CT를 잘 활용하면 사람에서 활용하는 Lymphoscintigraphy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SLN 검출율을 기대할 수 있다.이를 통해 종양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림프절을 절제해 조직검사를 한다면 환자에게 매우 유의미한 진단적 의미를 가질 수 있어 작년부터 많은 관심을 갖고 환자에 적용하고 있다.
Q. 향후 도전하고 싶은 강의 주제는
인의에서는 이미 종양별 임상 병기 기준과 예후가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다. 수의학도 림프종, 유선종양, 피부 비만세포종, 구강 흑색종 등 일부는 WHO 기준에 따라 병기 체계가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표준화가 부족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임상 현장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도록 각 종양별 임상 병기 기준을 명확히 정립하고, 예후 판단과 치료계획 수립까지 한 흐름으로 연결하는 강의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병리·영상·내과·외과·방사선치료 등 다학제 지식이 필수이기에 각 분야의 깊이를 더 키우며 임상 적용 가능한 형태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Q. 추천하는 수의종양학 관련 저널은
‘Veterinary and Comparative Oncology’를 추천한다.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술 적용부터 암 조기 발견과 예방까지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최신 치료 트렌드와 연구 방향을 파악하기에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