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동물메디컬센터 임상 포커스 ⑦] mmvd와 V-clamp 수술 이야기 (下)

"앞으로 남은 시간 에너지있게 살 수 있도록"

2025-11-21     개원

<지난호에서 계속>
심장이 커지면 더욱 누를테고, 기침은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기침만 해도 병원에 달려오는 짱아네는 “지금부터 계속 나빠지는 방향으로만 가게 될 것”이 수술의 결심보다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술자가 수술을 타이트하게 준비하고 각오를 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수술이 별일 없이 흘러간다. 마치 수혈 준비를 하고 수술을 하면 수혈할 일이 안 생긴달까[사진 7].

다행히 정답 zone에 안착했다. 
[사진 8] P1-2 사이의 deep cleft like indentation 때문에 역류는 조금 남겠지만 술 전보다 나은 상황으로 만들고, 거기서 더 이상 진행만 안되면 충분히 괜찮다.매우 매우 걱정했지만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브이클램프를 close하는 시도도 한번으로 끝났다. 

그렇다면 열 다섯살 반 짱아의 회복은 어땠을까?
수술 2시간 후의 짱아, 정말 대단하다!!!!! [사진 9] 잘 회복해서 3일차에 퇴원을 했지만 나이가 고령이어서 분명 크고 작은 문제들이 수술 2~3주 내에 지나갈 것 같았다.


항혈전제를 얼마나 처방할 지, 항생제는 어떻게 줄 지, 음수량과 식이는 어떻게 할 지 모든 것이 고민이었다. 

박소영: 엽선생, 짱아꺼 TEG(thromboelestography, 혈전탄성도) 봤어? G값이 높긴한데 30분 내 lysis 가 96%야. 나 얘 혈전약 쓰는거 너무 겁나는데..ㅠㅠ 0.5mg eod로 주면 안돼? 

엽경아: 흐음.. 클램프가 심장 안에 있으면 혈전을 만드는 경향이 높으니.. 우리가 이제까지 했던 애들 중 나이 많은 애들 꽤 있는데 그래도 혈전약을 1mg sid로 나갔었는데.. 괜찮을까..

박소영: 그래? 흐음.. 하지만 얜 할아버지인걸.. 나도 혈전이 무섭긴한데.. 

그리고 짱아는 집에 간 지 하루만에 ‘낑낑댐’과  ‘식욕부진’으로 내원했다. 
crp가 150까지 올라 있었다. 이럴땐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찾은 원인은 수술부위랑 조금 떨어진 부위의 지방층염이었다. 유독 통증호소를 하는, 발적을 동반한 병변을 찾아냈다. 

스테로이드를 이틀 주고, crp도 감소하고 통증도 잡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빈혈이 문제였다. HCT가 44%에서 18%까지 내려갔다. 혈전약 때문일까 싶어 0.5 mg eod에서 수술 1주 후에 중단을 해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안정적이다. 

통원 하면서도 당분간은 몇 가지 문제들이 지나갈거라 예상하지만 짱아는 힘든 수술을 잘 버티고, 누구보다 빠르게 회복도 잘 했고, 지금도 잘 회복하고 있다. 
퇴원하는 날 청진에서 슉슉이 아니라 럽덥이 들렸다. 열다섯살 반을 했으니 박소영이 이젠 열여섯살을 의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숫자는 나이에 불과하긴 하고, 얼마를 살더라도 에너지 있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지라 나는 그때 또 거절을 안 할지도 모르겠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