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

“심장질환·내과 특화진료로 학술적 성장”   진료 케이스 연구논문 발표 및 세미나 진행…임상 데이터 바탕으로 학술 가치 높여가

2025-11-21     김지현 기자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은 김병준 원장이 지난 10여년 간의 임상 경험과 미국 및 유럽대학 연수를 통해 쌓은 심장질환 진단과 치료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원한 심장 내과 전문병원이다. 

고사양 초음파 장비와 대형견 전용 진단 시스템, 체중별 입원실, 독립된 고양이 진료 공간 등 심장 내과 병원에 특화된 시설을 갖추고, 심장질환자들에게 맞춤형 세밀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희귀 심장질환 사례를 연구해 논문을 발표하며 학술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심장 중심의 내과 통합 진료
김병준 원장은 원래 공대 출신이었지만 수의대에 재입학해 2013년부터 임상수의사로 활동하며 광명시에 ‘모아동물병원’을 개원, 10년간 계속 규모가 커지면서 24시간 병원으로 수의사가 7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병원의 확장세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갈림길에서 그는 “경영보다는 진료를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판단해 과감히 병원을 폐업하고, 1인 병원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특히 관심이 많았던 심장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수의대와 슬로베니아의 심장 전문 교수 연구실에서 비지팅 코스를 수료하면서 심장전문 동물병원을 준비했다.
그리고 올해 3월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을 오픈, 심장질환은 진단의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하이엔드 초음파와 심전도를 비롯해 고출력 500mA 엑스레이와 자동 체중 측정 시스템 등 전문 장비를 갖추고, 심장질환 중심으로 내과 전반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심장·내과 통합 진료 체계를 구축했다. 

내원 환자의 상당수가 중·노령기 반려동물로 심장과 신장, 폐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이 함께 저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순환계 전체를 봐야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김병준 원장은 현재 한국수의순환기학회 총무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심장질환 중심의 진료를 펼칠 수 있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 특히 중증 환자나 복합 질환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관리하는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견·고양이 환자 맞춤 진료환경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은 중·대형견 내원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대형견 진료 환경도 갖췄다. 김병준 원장은 대형견 전용 초음파 테이블을 직접 설계해 40~50kg 이상의 대형견도 안정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초음파 진단 시 보호자가 화면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 설명 과정의 이해도를 높였다. 

김병준 원장은 “미국과 유럽 연수를 통해 경험한 노하우를 인테리어와 장비 구성에도 반영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 수의대에서 봤던 초음파 테이블과 모니터 구성을 참고해 직접 반영하면서 보호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입원 시설 역시 체중에 따라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대형견·중형견 전용 입원실을 별도로 마련했으며, 고양이는 대기실·진료실·처치실·입원실까지 모든 공간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벽지가 아닌 타일과 스테인레스 자재로 마감해 위생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정기 세미나 개최하며 최신 논문 리뷰 
김병준 원장은 매달 2회씩 ‘심장 질환’을 주제로 정기 세미나를 열고 있다. 최신 심장관련 논문을 직접 선별해 정리하고, 임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강의를 구성해 매회 조기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수강생의 절반 이상은 첫 회부터 꾸준히 참석해 온 임상 경력 10년차 이상의 수의사들이다.

그는 “혼자 공부하며 정리한 유익한 내용들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강의를 시작했다”면서 “교과서에 없는 실제 케이스와 최신 연구 중심으로 다루기 때문에 특히 임상 경험이 많은 수의사들의 공감이 크다”고 했다.
지난 3~4월에는 심장 초음파 실습 세미나도 진행해 실무 중심 교육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김병준 원장은 “앞으로는 지방 수의사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동 조제 시스템으로 맞춤 처방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은 김병준 원장과 간호사 2명이 근무하는 1인 전문 병원이다. 최소 인원으로 진료 효율을 높이며, 전자동 약 조제 시스템도 도입해 다양한 조합의 처방 약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김병준 원장은 “심장약은 환자마다 필요한 성분 비율이 달라 개별 성분을 조합해 처방하고 있다”며 “심장질환은 미세한 약의 차이가 예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용량 조절과 안전한 조제가 진료의 완성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임상 데이터 학문으로 확장
특히 김병준 원장은 임상 현장에서 얻은 진료 데이터를 학문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에서 치료한 고양이 심장질환 사례 논문이 SCIE급 국제 수의학저널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연구는 급성 간담도염을 앓던 고양이에서 ‘TMT(일과성 심근비후)’를 세계 최초로 조기에 발견하고 회복 과정을 추적한 내용이다. 

현재는 좌심방이 두 개로 확인된 고양이 사례를 기반으로 두 번째 논문 투고를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 없는 희귀 케이스로 연구적 가치가 높은 사례이다. 

그는 “진료만으로 끝내지 않고 희귀하고 의미 있는 케이스를 논문으로 정리해 세계 수의학계와 공유하고 싶다”며 “이러한 연구가 결국 다른 환자들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준 원장은 지속적인 연구와 학술적 성장을 지속하면서 심장질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임상 데이터를 학술적으로 발전시키는 병원, 국내를 넘어 세계 수의학계와 지식을 나누는 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