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 인터뷰 (64)] 정혜련(오아시스 정형외과신경외과 동물병원) 원장
“AO Vet 패컬티 경력 10년 실패도 공유하는 근거 기반 실전 강의”
AO Foundation 산하 AO Vet은 수의정형외과 술기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단계별 정형외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내에서도 인기 코스로 자리 잡았다.
정혜련(오아시스 정형외과신경외과 동물병원) 원장은 2014년 국내 AO Vet 첫 코스부터 참여해 국제 패컬티 교육 프로그램(FEP)을 이수한 뒤 정식 패컬티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AO Vet 한국 국제 코스에서도 ‘소동물 골절치료’와 ‘TPLO 마스터 과정’ 연자로 참여했다.
이 외에도 수의골관절학회와 수의대 등 여러 교육 무대에서 고난도 케이스에 기반한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국제학회 발표와 수상 경력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Q. 주로 강의하는 분야와 내용은
AO Vet 정식 패컬티로서 10년 넘게 AO Vet 코스의 강의와 지도를 맡고 있다. 수의골관절학회에서는 척추 수술 파트를 맡아 강의와 웻랩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를 가이드 해주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강의도 좋아한다.
Q. AO Vet 코스 인기가 많다
등록비가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인데도 코스 등록이 불과 몇 분만에 마감된다. 올해는 정원을 예년보다 늘렸음에도 신청이 빠르게 끝났다.
한국에서는 Principles, Advanced, TPLO 코스 등이 열리고 있으며, 보통 매년 11월에 Principles 코스를 포함한 다양한 AO Vet 코스가 예정되어 있다.
한 코스에 약 세 명 정도의 해외 패컬티가 참여하는데, 오랜 기간 강의를 해온 분들이라 티칭 스킬이 매우 뛰어나고, 청중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Q. 기억에 남는 강의는
AO Vet의 케이스 디스커션이 특히 기억에 남는 강의 방식이다. 6~7명이 한 그룹이 되어 패컬티가 실제 임상 상황을 제시하면 참가자들이 직접 판단하고 토론한다.
예를 들어 ‘수술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선택으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가’와 같은 실제 임상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해결할지 수강생들과 함께 논의하는데, 누구나 깊이 몰입하며 참여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
Q. 강의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교과서적인 설명보다는 실제 임상에서 겪었던 케이스를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다른 병원에서 수술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전원되는 ‘실패 케이스’를 많이 접해왔고, 이러한 케이스의 실패 원인 분석과 치료 전략을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핵심은 근거 기반이다.기본 텍스트북, 오랫동안 확립된 논문, 최신 업데이트된 논문을 모두 정리한 후에 모든 출처는 슬라이드에 명확히 표기해 더 찾아볼 수 있게 한다.
Q. 현재 연구 및 주력하는 임상 분야는
재생의학과 티슈 엔지니어링을 통해 관절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연골과 연부조직의 퇴행을 늦추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이기 때문에 손상 초기에 진단하고, 진행되기 전에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박사 논문도 관절경으로 연골 손상을 확인하고 수복하는 수술 기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서울대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기초과학 연구를 했던 것이 수의임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관절경을 활용한 조기 진단도 관심 분야다. 동굴을 탐험하듯 관절 내부를 그대로 볼 수 있어 초기에 병변을 잡아내고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소형견처럼 인대가 얇은 경우 MRI에서는 보이지 않는 초기 파열이나 미세 병변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앞으로 관절경 기반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
Q. 수의정형외과 분야 추천할 만한 저널은
‘Vet Surgery’와 ‘VCOT(Veterinary and Comparative Orthopaedics and Traumatology)’이 가장 대표적인 저널이다. 또한 소아정형외과 분야의 자료도 추천한다. 성장판 질환, 각변형 등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진행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Q. 후배 수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화려한 술기보다 기본기와 태도를 먼저 지키라고 말하고 싶다. 보호자는 작은 변화도 빠르게 알아본다. “수술 이후 안정적으로 생활한다, 집에서는 편안하게 지낸다”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끼며, 이런 경험이 병원의 신뢰로 이어진다.
진료실에서 아이를 맡는 순간마다 회복을 위해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더 생각하게 된다. 동물이 보호자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공부로 이어지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