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 (23)] 인생영화 21(2025, 라이너 지음, 어떤생각)

시네마지옥에서 끌어올린, 반드시 봐야만 하는 인생 영화들

2025-12-05     개원

라이너라는 영화평론가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 전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이따금 직접 아마추어 영화평을 쓰기도 하는 입장에서 가급적 남의 이야기는 찾지 않는 편이지만 이동진, 라이너 이 두 평론가의 콘텐츠는 거의 놓치지 않고 찾아보는 편이다.

여기서 라이너씨는 ‘라이너의 컬쳐쇼크’라는 본인의 유투브 채널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방송 출연이 많아지면서 콘텐츠의 업데이트는 다소 간격이 길어지고 있어 좀 아쉽다. 그래도 최욱씨가 진행하는 매불쇼의 금요일 마지막 고정코너인 시네마지옥에서 정기적으로 그가 영화 소개하는 것을 접할 수 있다. 

이러한 그가 올해 영화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출간하였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책 「인생영화21」이다. 이 책에서 저자 라이너는 21편의 영화를 엄선하여 소개하는데 여기에는 본인을 포함, 매불쇼 시네마지옥에 함께 패널로 나오는 전찬일, 최광희(현재는 하차하였다), 거의없다가 각각 매불쇼에서 추천하였던 5편씩의 영화와 함께 진행자 최욱씨가 추천한 한편이 포함되어 있다.

몇 달 전 이 책의 출간을 홍보하는 북콘서트에도 가 보았는데 모든 시네마지옥 멤버들이 찬조 출연하여 그의 책에 관한 북토크를 진행하였기에 즐거운 경험이기도 했다.
다만 영화를 추천받았을 뿐 책의 내용은 모두 해당 영화에 대한 라이너의 평가와 감상이 담겨있는데 평소 그의 영화평론을 공감하며 즐겨보는 입장에서 영화에 대한 감동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 추천작을 각 평론가별로 나열해가며 소개하고, 이 중 필자의 추천작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먼저 최광희 평론가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퍼펙트 데이즈’, ‘나, 다니엘 블레이크’, ‘플로리다 프로젝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추천하였는데, 이 분의 평소 주장과 성향에 썩 동의하긴 어렵지만 연령대가 비슷해서 그런가 추천작 모두 필자 또한 추천할만한 작품들이다.

그 중 작품 두 개를 골라본다면 단연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꼽고 싶다. 특히 이 책에서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대한 글은 저자 라이너의 평소 생각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유투버 거의없다는 ‘록키’, ‘풀 메탈 재킷’, ‘런’, ‘다음 소희’, ‘헤어질 결심’을 추천하였는데, 이 중 영화로서는 ‘런’과 ‘헤어질 결심’을 추천하고 싶다.
라이너가 평소 ‘헤어질 결심’을 인생작으로 소개하고 있는 만큼 그의 책에서의 글도 애정이 깊이 담겨 있다. 라이너 본인은 ‘곡성’,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마더!’, ‘그래비티’,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추천하였는데 영화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앞의 두 작품‘곡성’과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추천해 보고 싶다.
특히 낚시에 비유한 ‘곡성’에 대한 그의 평가는 필자와도 일치해서 영화 뿐 아니라 글 또한 반가웠다.

전찬일 평론가는 평소 그의 성향대로 ‘12인의 성난 사람들’, ‘소리도 없이’, ‘노매드 랜드’, ‘모리타니안’, ‘혼자사는 사람들’을 추천하였다.
여기에선 단연 ‘노매드 랜드’와 ‘혼자사는 사람들’을 추천한다. 두 영화 모두 여성 주인공 한명이 영화를 거의 온전히 이끌어가는 영화로 쓰리 빌보드에서 압도적 연기를 보인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노매드 랜드’에서 다시 한번 명성에 걸맞는 연기를 펼치며, ‘혼자사는 사람들’에서 보인 공승연 배우의 진중한 연기 또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사회문제에 늘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던 저자 라이너 또한 책에서 두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를 투영하는 좋은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