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자동화,  수의사의 시간을 확보하다”

“인력난과 인건비, 자동화 솔루션으로 해결”

2025-12-22     박진아 기자

예약·접수·기록부터 약 조제·관리까지…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한다

 

 

수의 임상 현장에서는 예약·접수·수납, 약품 관리, 진료 기록 작성, 보호자 안내 등
반복적인 행정 업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루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이 진료 외 업무에 쓰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려동물 의료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의사와 보조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물병원에서도 자동화를 통해 진료 외 업무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자차트를 중심으로 예약과 수납을 연동하고, 키오스크와 문자·메시지 알림 시스템을 활용해 프런트 업무와 보호자 안내 일부를 시스템에 맡기는 방식이다. 동물병원 자동화는 제한된 인력으로도 병원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예약·접수·결제 자동화
동물병원 자동화에서 가장 빠르게 체감되는 변화는 예약·접수·결제 영역이다. 키오스크와 앱 예약 시스템은 보호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반복적인 프런트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
접수와 수납은 물론 마일리지 적립, 용품 구매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병원 운영 흐름도 단순해진다.

우리엔(대표 고석빈)의 키오스크 ‘위매니저(wemanager)’는 전자차트와 연동된 접수·수납 시스템으로, 보호자가 휴대전화번호나 QR코드만으로 직접 접수와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직원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어 인건비 부담과 채용 문제를 겪는 병원에서 활용도가 높다.

■약 조제 및 관리 자동화
인의 병원에서는 약 조제와 관리를 자동화해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ADC(Automatic Dispensing Cabinet) 시스템은 처방전에 따라 약을 정확히 불출하고, 병동 재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정제 분쇄 자동화 장비 역시 정확한 1회 용량 조제를 가능하게 해 투약 안전성을 높인다.

동물병원에서도 전자동 약 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분말 형태의 약을 자동으로 혼합·계량해 동일한 품질로 포장함으로써 다양한 조합의 처방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모 원장은 “미세한 약의 차이가 예후를 바꿀 수 있어 정확한 용량 조절과 안전한 조제가 치료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약품 및 재고 관리 자동화
약품·재고 관리 자동화는 인의 병원에서는 이미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전자차트(EHR)와 재고 관리 시스템을 연동해 진료 과정에서 사용된 약품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재고 수량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이를 통해 수기 입력 오류를 줄이고, 재고 파악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한다.

이 같은 변화는 동물병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해마루동물병원을 비롯한 대형 병원들은 EMR과 연동된 재고·발주 모듈을 도입해 진료 협진, 예약·접수, 영상·수술 기록, 재고 관리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있다. 

우리엔의 ‘PMS 365 Cloud’처럼 진료차트와 매출·재고를 함께 관리하는 플랫폼이 확산되는 추세로 엑셀이나 장부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진료 기록·보고서 자동화
진료 기록과 각종 보고서 작성은 동물병원에서 꾸준히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는 업무다. 검사 결과를 정리하고 보호자에게 전달할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과정은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해 왔다.

최근에는 전자차트와 연동된 자동화 기술로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엠디티(대표 서상혁)는 우리엔과 협업해 ‘클레어 건강검진’에 AI 기반 자동화 기능을 도입했다. 진료 차트에 입력된 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검진 보고서에 반영되고, 주치의 소견 초안까지 생성되는 구조다.

보고서 작성 과정이 간소화 되면서 수의사는 자동 생성된 내용을 검토·보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완성된 리포트는 PDF나 모바일 페이지 형태로 보호자에게 전달돼 기록 관리와 안내가 동시에 수월해진다.

이처럼 자동화는 진료를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도구다. 
해외 리포트에서도 AI와 자동화가 기록 작성과 예약 관리 같은 반복 업무를 보조해 수의사의 시간을 진료와 보호자 소통으로 돌려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동물병원 역시 자동화를 통해 진료 판단과 상담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