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대 대한수의사회장, 회장 선거로 보는 수의계 미래
임상·공직·산업 수의사 모두 위기…후보 4인이 제시하는 권익·경영·정책 해법
반려동물 1500만 시대를 맞아 수의계는 불법 진료, 규제 강화, 경영 압박, 근로환경 불안정 등 현장의 어려움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번 제28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는 수의사들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는 30년 이상 임상과 정책 경험을 겸비한 최영민 후보, 수의사회 사무처와 제도 정착 경험이 풍부한 이성호 후보, 정치권과의 소통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김준영 후보, 그리고 현장 중심 실행력을 강조하는 박병용 후보까지 총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 기호1. 최영민 후보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최 후보는 35년간 임상수의사로 활동하며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을 두 차례 역임했고, 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 한국임상수의학회 이사, 동물복지표준협회 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수행했다. 최 후보는 현장의 문제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경험을 강점으로 꼽는다.
최 후보가 지목한 개원가의 핵심 문제는 현실적 경영 환경과 법·제도 미비로 인한 불안정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료시장 확대, 정기검진 활성화, 의료배상책임보험 전국 확대, 병원 경영 지원, 농장동물 공수의 처우 개선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임상 현장과 행정 경험을 연결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최 후보의 공약 핵심이다.
■ 기호2. 우연철 후보 “권한과 제도, 법으로 잡겠다”
우 후보는 수의사회 사무처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정책 수립과 제도 정착을 주도해온 정책 전문가다. 이 후보는 “권한의 제도화”를 30년 활동의 핵심으로 꼽는다. 동물약품 판매권 확보, 수의사 처방제 도입, 방역정책국 신설 등 법과 제도를 통한 수의사 권익 강화에 주력해왔다.
임상수의사들이 직면한 문제를 구조적 관점에서 진단하며, 진료권과 약품권을 바로잡고 수의사의 전문직 품격을 국가 제도로 보장하는 Vet SDG 6 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다. 개원·공공·산업·학계의 균형 있는 성장 구조를 법과 제도로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 기호3. 김준영 후보 “정치권과 통하면 수의계가 움직인다”
김 후보는 정치권과의 직·간접 소통 능력을 전면에 내세운 후보다. 대학 시절부터 정치권과 인연을 이어온 김 후보는 국회의원 예비후보 경험과 정무부회장 경력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통해 수의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한다.
김 후보는 원헬스(One Health) 시대를 맞아 동물질병관리법 제정, 반려동물 등록제 개선, 거점 병원 육성, 전문 수의사 제도 강화 등 제도적 기반을 통한 권익 보호와 산업 발전을 목표로 삼는다. 또한 1인 동물병원 지원, 법률·회계 지원 등 현실적 경영 지원 방안을 포함해 정책적 비전과 현장 지원을 동시에 제시한다.
■ 기호4. 박병용 후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박 후보는 두 차례 경상북도수의사회 회장을 역임하며 임상과 행정, 방역 현장을 직접 경험한 ‘현장형 실행가’다. 박 후보는 반복되는 정책 선언보다는 실제로 회원의 삶과 현장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을 강조한다.
“동물보다 수의사가 먼저”라는 모토를 내세운 박 후보가 지목한 개원가의 시급한 문제는 불안정한 근로환경과 제도적 보호 부재다. 봉직수의사의 과중한 근무, 개원 수의사의 경영 압박, 진료비·규제 관련 일방적 정책 추진 등은 현장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근로기준 마련, 번아웃 예방 및 복지 지원, 소규모 병원 경영 지원, 법률 대응 체계 구축 등 실행 중심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유권자 회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의 경력과 공약,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임상 현장과 정책·법·제도의 균형, 권한과 책임, 선언과 실행력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할 때, 어떤 후보가 수의 산업 전체의 생존과 존엄을 지키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26년 1월 15일(목)에 있을 예정이며, 수의사의 생존과 존엄을 지킬 회장은 누가 될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