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수 안하고 군대 갈래요” 현역병 택하는 수의대생 증가
대공수협, 최근 8개년 전국 수의대생 군휴학 현황 공개 ’23~’25년 군 휴학 수의대생 200명 달해...20학번부터 군 휴학자 급증 20기 공방수 단 2명...나머지 졸업 후 현역병 입영 택해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회장 이진환, 이하 대공수협)가 최근 8개년 수의과대학생 군휴학 신청 현황 자료를 분석, 공개했다. 해당 자료는 수의과대학이 개설된 10개 대학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수집한 것으로, 공중방역수의사(이하 공방수) 선발 방식이 변경되고, 수의사관후보생 모집 미달이 발생했던 2018학번 이후 입학생의 군휴학 신청 현황만을 조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8년간 군 휴학을 신청한 수의과대학생(18학번 이상)의 수는 총 339명이다. 최근 3년(’23년-’25년) 동안에만 무려 215명의 학생이 군 휴학을 신청했다. 학번별로 보면 18학번 42명, 19학번 41명, 20학번 59명, 21학번 58명, 22학번 58명, 23학번 43명, 24학번 27명, 25학번 11명이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수의사관후보생으로 편입되려면 만 28세까지 수의과대학 과정을 마칠 수 있어야 한다. 신입학 당시 연령이 만 23세 이상이면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할 수 없다. 이를 반영하여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할 수 있음에도 군 휴학을 신청한 학생 수만을 추리면 18학번 41명, 19학번 39명, 20학번 58명, 21학번 54명, 22학번 50명, 23학번 33명, 24학번 22명, 25학번 7명, 총 304명이다.
입학 당시 연령이 만 23세 이하로 수의사관후보생에 지원할 수 있는 인원 중에서 군 휴학을 하는 학생 수는 18학번과 19학번은 40명 내외에 그쳤으나, 코로나 시기 입학한 20학번부터 50명 후반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학번부터는 아직 수의과대학 6년 과정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학번별 총 휴학자 수를 학년 수로 나누면 증가 양상은 더 뚜렷이 드러난다. 18학번 6.8명, 19학번 6.5명이던 연평균 휴학자 수는 20학번 9.7명으로 상승해 21학번부터는 10명을 웃돈다.
가장 많이 휴학하는 학년은 본과 1학년으로 나타났다. 8개 학번의 군 휴학자 수를 학년별로 더하고 포함된 학번 수로 나눈 학년별 군 휴학생 지표에서 예과 1학년은 7.5명, 예과 2학년은 7.3명, 본과 1학년은 18.0명, 본과 2학년은 10.0명, 본과 3학년은 11.0명, 본과 4학년은 4.0명으로 나타났다.
학년별 군 휴학 양상은 학번별로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20학번 이전 학번에서는 예과 도중 군 휴학을 신청하는 학생 18학번 5명, 19학번 8명으로 극히 적었던 반면, 21학번부터는 21학번 18명, 22학번 12명, 23학번 21명, 24학번 25명, 25학번(예과 1학년만 집계) 10명으로 예과 1~2학년부터 군 휴학을 신청하는 학생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해당 학생의 상당수는 N수생이었다.
장기간 입시를 치르고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 진출을 앞당기면서 동시에 학교생활을 연속적으로 하고자 입학 전에 이미 현역병 입대를 결정하고 입학하는 것이라고 대공수협은 분석했다.
이번 자료는 재학 중 군 휴학을 신청하는 학생 수만을 파악한 것으로, 졸업 이후에 현역병으로 군에 입대하는 인원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올해 졸업하는 20학번의 경우 공방수 추가모집 방침 변동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졸업 이후에 현역병 입영을 신청하는 학생이 많았던 만큼, 실제로 수의장교 혹은 공방수 복무를 포기하고 군에 입대한 학생은 조사 결과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대공수협은 밝혔다.
17학번 졸업생인 17기 공중방역수의사가 127명으로 정원(150명) 대비 미달된 이후, 18기 103명, 19기 102명으로 3년 연속 공중방역수의사 인원이 미충원된 가운데, 올해 임용 예정인 20기 공방수는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속적으로 인원이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36개월로 현역병 복무기간(18개월)에 비해 2배로 긴 복무기간이 지목된다. 동물의료 고도화에 발맞추어 전문수의사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수의과대학 6년 과정을 마치고 임상대학원에 진학해 추가적인 수련에 임하는 수의사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수의사의 사회진출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데, 36개월의 긴 복무기간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수의사관후보생 기피 현상 해결을 위해 수당 인상, 업무 부담 경감 등 수의장교 및 공방수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이를 수의과대학생에 홍보하여 수의장교 및 공방수 복무를 선택하도록 설득해왔으나, 입학 전부터 학생들이 현역병 입영을 결정하고 온다면 복무기간 단축 말고는 해답이 없다고 대공수협은 밝혔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대공수협 미래전략이사 서윤호 수의사(영월군청)는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하기도 전인 예1~본2가 공방수를 포기하고 현역병 복무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3년에 이르는 긴 복무기간 때문”이라며 “복무기간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단축돼야만 신규 공방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그때야 비로소 방역 인력 부족이 업무 과중을 낳고, 업무 과중이 공방수 기피를 심화시켜 다시 인력 부족으로 되돌아오는 인력 공백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