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들 “나.. 떨고 있니..”

2015-10-22     김지현 기자

최근 반려동물시장의 급성장으로 거의 모든 사업 분야가 수의계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특성상 IT 산업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면서 동물병원의 각종 정보들이 공개되고 있어 몸살을 앓고 있다.

반려인들 “동물병원에 대해 알고 싶어요”
병원 진료시간부터 평가까지 검증되지 않은 다량 정보 온라인 떠돌아

동물병원과 관련한 각종 정보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 다량의 내용들이 떠돌고 있다.
진료시간부터 전문 진료과목은 물론 병원 분위기에 진료후기까지 다양한 정보에 병원에 대한 평가까지 더해지며 가능한 동물병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반려인들은 다양한 카페와 커뮤니티를 넘나들고 있다.

IT와 친숙한 반려인들
반려인의 특성상 그 어떤 분야의 고객보다도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보니 동물병원이든 제품이든 가능한 많은 정보를 취합해 비교 분석하길 좋아하고, 이를 통해 최상의 진료와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반려인들은 누구보다도 인터넷과 모바일에 친숙해 IT 분야의 주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반려동물 관련 포털 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하거나 출시한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이동통신사들까지도 반려동물용 사물인터넷(IoT)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여타 의료계나 치과계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주 고객층인 반려인들을 잡기 위해 IT관련 업체들은 반려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동물병원의 정보 제공으로 이어지며 좋은 동물병원에 대한 기준 없는 평가나 진료비 비교라는 무리수까지 두며 고객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동물병원들은 원치 않은 정보를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노출되고 있고, 모든 것이 쉽게 공개되는 온라인 세상에서 자기 병원의 어떤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원장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정확한 정보 제공 필요해
악의적이든 아주 객관적이든 특정 동물병원에 대한 한 사람의 평가는 곧 사실이 돼 순식간에 퍼지는 곳이 바로 온라인이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인터넷 관련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의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떠돌기 쉽고, 이를 또 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어 의도치 않게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노출되며 병원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면서 “중요한 점은 동물병원과 관련해 많은 정보들이 떠돌고 있지만, 거의 퍼 나르는 수준이어서 같은 내용의 정보가 검증되지 않은 채 반복되며 사실인양 여기저기서 공유되고 있다”며 “정확한 동물병원 정보를 제공해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업체들뿐만 아니라 각 동물병원들의 홍보 노력도 필요하다.
다른 동물병원과 비교되기 싫다는 이유로 정보를 폐쇄하는 소극적인 방어보다는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보호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적극적 홍보만이 살 길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일 때 성공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은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 
자기 병원을 적극적으로 오픈하고 홍보한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런 노력은 곧 자신감으로 이어져 홍보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정보에 대한 신뢰성은 객관성을 가질 때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자기 병원이 아무리 좋다고 홈페이지에서 계속 주장해봤자 신뢰도는 떨어진다. 
동일한 기준 하에 객관적인 입장에서의 비교만이 그것이 병원이든 제품이든 신뢰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물병원들도 임상실력은 기본으로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을 제대로 갖춘다면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어떤 병원과의 비교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반려동물시장에 더욱 집중
앞으로 IT 관련 산업은 반려동물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지금은 생소할지 몰라도 반려동물시장에서 IT 산업의 보편화는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는 오히려 수의료시장의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반려동물시장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의료시장, 즉 동물병원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유 중 대부분은 수의사들의 보수적인 인식을 꼽는다.
수의사들의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앞으로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회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IT분야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시장도 빠른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유독 느린 변화와 성장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수의료시장이다.
10년 전 매출이 더 좋았다고 할 만큼 대부분의 동물병원들이 후퇴하는 매출에 허덕이고 있다.
이는 치열해진 경쟁 탓도 있지만 수의사들이 변화 발전에 소극적이었던 탓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관련시장의 성장 속도에 따라 수의료시장도 성장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사실상 수의사들의 손에 달렸다.
기존 세계에 갇혀 주변 환경의 빠른 변화와 발전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주변의 빠른 변화 속도에 보폭을 맞춰 각각의 동물병원들이 성장을 위해 오픈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어느 순간 수의료시장도 반려동물시장의 성장만큼이나 커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