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멀티화로 수익성 높여가야

멀티펫샵 등 다양화 모색 … 프랜차이즈 관심 증가

2014-10-30     정운대 기자

반려동물 수요를 증가시키는 사회적 요인은 많다. 그 중에서도 국민소득의 증가와 1인 가구의 증가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즉, 사회의 변화는 반려동물 수요의 증가를 불러왔고,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있으며, 그 산업의 표면적인 성장은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동물관련 정서로 가늠할 때는 가히 놀라울 정도다.


동물병원들 수의료 환경 변화 직시해야
대형유통사 멀티펫샵 진출 러시 … 동네병원 수익 다각화 수단으로 인식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산업 시장규모는 2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 수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6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실제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이며, 시장의 형태도 다양하게 변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이라 하면, 동물병원과 용품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단순한 수준을 넘어 호텔, 미용, 교육, 카페 등 그 영역이 다양해졌다. 이러한 다양한 반려동물 시장에 맞춰 시장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멀티펫샵이다.

신규 창업자들 관심 증가
지금껏 펫샵 창업은 단일 업종으로 수익 구조가 다양하지 못하고 영세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에 반해 최근의 멀티샵들은 다양한 업종을 동시에 운영하는 형태로 수익 구조가 다양하고, 프랜차이즈로 시작할 경우 본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신규창업을 노리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실제로 멀티펫샵 프랜차이즈 L사가 지난 10월 22일 열린 ‘2014한국프랜차이즈대상 시상식’에서 신생 브랜드 부문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멀티펫샵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L사는 반려동물 용품, 반려동물 분양, 반려동물 미용, 반려동물 호텔, 반려견 유치원, 애견카페, 고양이 카페 등 모든 업종을 한 매장 안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여러 곳으로 세분화된 판매 및 서비스를 한 매장으로 모아 매출 경쟁력을 극대화 시킨 것이다.
또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특별한 비수기가 없는 것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인 K씨는 “반려동물 시장은 비수기가 없고 다른 업종에 비해 일이 편하다는 장점 외에도 많은 지식이나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아도 오픈이 가능해 신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복합공간도 증가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은 대기업들의 진출을 불러왔고, 이는 곧 반려동물 시장의 변화를 가져왔다. 사료시장 및 기타 용품시장 장악은 물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동물병원과 멀티펫샵 개념을 한 공간에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3년전 오픈한 I프랜차이즈가 그것이다.
I프랜차이즈는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바탕으로 의료, 미용, 호텔, 유치원, 훈련, 분양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짧은 시간동안 시장을 장악, 현재 10여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I사가 추구하는 콘셉트가 반려동물의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었고, 이러한 전략이 고객의 요구에 제대로 부합해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의학계와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외부의 거대 자본 유입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는 시장의 흐름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며 “이미 많은 부분이 외부의 거대 자본에 잠식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I사 외에도 L마트, H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신들의 유통망과 공간을 활용해 멀티펫샵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도 동물병원과 함께 그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J원장은 “동네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일련의 변화들이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역시 규모는 작아도 진료와 멀티펫샵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형태다”며 “병원만으로 보면 비수기와 성수기 매출이 확연히 차이가 나 비수기에는 병원 운영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부분을 멀티펫샵이 보완해 준다”고 말했다.

자본만으로는 힘들다
대규모 외부 자본의 유입으로 프랜차이즈 병원들이 들어섰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비판을 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는 일부 프랜차이즈들의 경영 부진이 현실화 되면서 서서히 증명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며, 그 일환으로 멀티펫샵이 분명 투자가치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모 프랜차이즈의 사례를 보듯이 자본만으로는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으며, 국내 반려동물 시장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정확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형동물병원들 역시도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멀티펫샵과 같은 복합적인 형태의 운영을 심각히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고 피력했다.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고 있다. 그런만큼 시장의 변화에 대해 무조건 적인 배척이나 무관심 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해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실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