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Ⅰ] 불황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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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Ⅰ] 불황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①
  • 김지현 기자
  • [ 32호] 승인 2014.12.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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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이 바뀌어야 동물병원이 바뀐다”
 

임상실력은 기본이고 경영자 마인드는 필수 … 경영 전문가 교육 필요해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동물병원 역시도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장기적인 불황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여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 임상수의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그렇다면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서 가고 있다는 선진국들은 요즘 같은 불황기를 어떻게 극복해 가고 있는지, 또 의료계는 어떻게 불황을 극복하고 있는지 그들만의 노하우를 알아보자.


보수적인 국내 동물병원시장
국내 동물병원시장의 불황은 장기적인 경기침체 탓도 있으나,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법과 제도로 인해 다른 분야로부터 기존 영역을 침범 당하며 갖고 있던 파이마저 빼앗기고 있는 것도 불황의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동물병원 원장이 경영자 마인드보다는 단지 임상수의사로서의 역할만을 생각하다 보니 더 확대할 수 있었던 시장조차 축소시킨 측면이 있다.
임상수의사도 경영자가 돼야 한다는 개념에 대해 일부에서는 아직도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동물병원 전체를 책임지는 원장으로서 병원경영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원장 역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제 경영개념은 동물병원에도 깊숙이 파고들었다.
의과나 치과계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병원에 경영개념이 도입돼 병원 원장들이 경영자과정이나 리더십 강의를 이수하며 경영자로서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직원교육과 관리부터 회계에 이르기까지 병원경영 전반에 걸쳐 관여하고 있다.
이처럼 병원 원장이 경영 마인드를 갖추려면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의료계는 병원경영자 과정이나 스탭 교육을 위한 전문교육기관 및 컨설팅 업체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수의계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일본만 하더라도 경영 컨설팅 업체들이 동물병원 실정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을 해줄 정도로 전문화 되고 보편화 돼 있다. 동물병원 원장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전문교육기관이나 컨설팅 업체가 거의 없는 국내 수의계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컨설팅 업체 지원 활발
일본에서 동물병원을 개원하고 있는 강영철 원장은 “일본도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다고 해서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 경영 관련 교육과정을 듣거나 컨설팅 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들 컨설팅 업체들은 각 동물병원의 매출현황과 문제점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병원별 맞춤형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비용도 계약내용에 따라 년 10만~20만 엔을 지불하거나 아예 무료로 해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스탭들의 역할 또한 병원경영 개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치과계에는 이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교육기관들도 많다. 치과계의 경우 스탭이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업무가 세분화 돼 있어 임상부터 고객 관리까지 각 파트에서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철저히 마케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또한 교육기관을 통해 교육되고 있다.
실제로 스탭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병원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고객관리와 상담으로 병원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스탭의 경우 고액 연봉을 받는 케이스도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원장들은 이런 전문성 있는 스탭을 키우기 위해, 스탭은 또 자신의 실력을 쌓기 위해 스탭 전문 교육기관에는 수강생들로 넘쳐 난다.

스탭 병원매출에 영향 
이처럼 스탭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동물병원에도 전문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들을 전문적으로 교육시켜 줄 교육기관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동물병원은 일반 병의원보다 스탭 수는 많지만 업무가 전문화 돼 있지 않아 인력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A 스탭전문교육기관 대표는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병원 매출도 좌우할 수 있다”면서 “스탭들의 업무별 전문성을 기르는 것은 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병원 형태도 모색
최근 국내 동물병원은 대형화 되고, 공동 개원하는 추세다. 임상을 세분화·전문화 하고, 최첨단 시설과 장비로 병원을 규모화 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불황을 극복하겠다고 누구나 공동개원하거나 대형화 할 수는 없다. 마음 맞는 동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실력 있는 수의사를 고용하기도 어렵고, 병원 규모와 장비, 시설 등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투자하거나 규모를 확장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로컬병원끼리 연합형태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필요한 장비나 재료들을 공동 구매하고, 직원교육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얼마든지 상호교류를 통해 투자비용과 제반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상승시킬 수 있다.
B 컨설팅 업체 대표는 “치과계는 연합 형태의 병원을 통해 실제 경영자료를 서로 공유하고, 자기병원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정기적인 스탭 교육이나 공동구매 등을 통해 대형병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는 소규모 병원들도 꽤 많다”고 말했다.
동물병원 원장으로서 임상실력은 기본이며, 이제 경영자 마인드는 필수가 됐다. 경영자로서의 전문성과 자질을 갖춰야만 앞으로 더욱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결국 원장이 바뀌어야 병원도 바뀐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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