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은 규모와 관계없이 다양한 기업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 결과 반려동물 시장 내 기업 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홍보비 및 마케팅비도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개개의 업체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 및 홍보방법을 넘어 자신들만의 특화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제품별 홍보방법 달리해야
지금까지 수의계 업체들은 천편일률적인 마케팅 및 홍보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에 따른 홍보 방법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기업들의 반려동물 시장 진출이 증가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뒤따르자 이러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A기획사 관계자는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진다”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 및 홍보 기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케팅 및 홍보기법의 적용은 제품의 성격별로 달라져야 한다”면서 “수의 시장의 경우 사료와 약품, 기구 및 장비 등이 제품의 성격에 따라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업체들은 제품에 따른 차별화된 홍보보다는 정형화된 홍보 방법을 채택해 왔다. 부스 참가 및 관련 매체에 광고를 게재하는 형태가 그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일정부분 노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제품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효과는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해오던 형태의 홍보는 그 효과가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며 “새로운 홍보 방법을 찾기 위해 업체들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들어 투자비용 대비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홍보 방법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며 “그래서 제품군에 따라 전시와 기타 프로모션 진행이라는 양동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이에 기존 마케팅 방법을 과감히 탈피해 올해부터 새로운 마케팅 및 홍보 방법을 동원,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부 시장에서 배워라
의과나 치과 쪽에는 업체들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자신들의 제품을 가지고 사용방법부터 응용방법에 이르기까지 세미나를 통해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실제로 O사의 경우는 회사의 창립과 거의 동시에 전담 교육기관을 만들어 의사들을 상대로 유무상 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이전까지 O사가 속한 시장은 수입산 제품들의 아성이 매우 강했다. 그런데 O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자 소비자 즉 의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O사 제품 핸즈온 코스나 라이브서저리 등의 세미나 장에는 세미나 참가자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O사 외에도 다수의 국산 제조사들이 생겨났고, 현재 해당 제품 시장은 국산 제품이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을 하던 세계 시장에 오히려 수출하는 상황으로 시장은 역전됐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이 안걸렸다.
O사 관계자는 “사내 교육전담 기관을 만들어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주효했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많이 보고 손에 익은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데, 교육을 통해 자주 접하게 하자 제품의 매출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세미나에 참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특판 등의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자 제품에 대한 사용빈도는 더욱 증가했고, 이는 자연스레 추가 매출로 이어졌다”며 “외과적인 시술에 사용되는 기구나 장비, 재료의 경우는 짧게나마 한번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의계의 경우도 반려동물의 고령화에 따라 외과적 시술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관련제품을 활용한 핸즈온 코스나 라이브서저리 세미나를 추진해 볼 만 하다.
물론 수의계만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의과나 치과 계통과 같은 활발한 핸즈온 코스나 라이브서저리 세미나를 도입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 외과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수의계에 맞는 세미나 마케팅의 도입은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다.
세미나로 부족한 교과과정 보완
현재 수의과대학의 교과과정은 내과, 외과, 산과, 방사선과 등의 포괄적인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있는데 반해, 실제 임상에서는 종양, 신경, 내분비, 피부, 영상, 병리, 행동학 등의 세부적인 임상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즉, 현재의 정규교육과정 만으로는 실제 임상에서 필요한 세부임상 지식의 범위를 만족시키기에는 미흡함이 있다는 것이다.
교과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실질적인 임상 지식들을 배울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세미나다. 특히 업체들이 진행하는 세미나의 경우는 관련 장비나 기구, 약품 등을 직접 활용해 볼 수 있는 만큼 실제 임상에서의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다.
의과나 치과의 경우 수의과보다는 교과과정과 수련과정이 세분화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신 임상 기술의 빠른 업그레이드로 수의계와 마찬가지로 사설 세미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바로 세미나의 주최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 학회가 진행하는 것 같지만 실질적인 주최는 업체들이다. 업체들이 자신들의 신제품이나 연구결과를 가지고, 세미나라는 형식을 통해 유저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키닥터를 선정하고, 해당 키닥터는 관련제품의 임상 실습과 강연 등에서 최일선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이 부분이 리베이트라는 부정적인 부분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실질적인 임상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이 업체 제품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과정에서 수렴된 자료들이 새로운 장비나 기구 등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업체가 진행하는 세미나에 대해 리베이트 등의 부정적인 부분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임상적, 학문적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그동안의 수의업계는 매우 정형화되고 전통적인 마케팅 및 홍보 방법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틀을 벗어나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을 도입할 시기가 됐다. 그것이 기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수의학계 전체의 발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은 의과나 치과의 사례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업계의 진중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