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②] 『안전한 하늘길(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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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②] 『안전한 하늘길(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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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18호] 승인 2022.0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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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시 열릴 하늘 길을 올려다보며

필자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모름지기 국내건 해외건 여행은 늘 사람을 낯선 곳에 서게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여행은 항상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동차건 열차건 탈 것에 대한 호기심도 많다. 가까운 일본을 방문할 때는 그곳이 큐슈나 오사카라면 이따금 부산에서 떠나는 배편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나를 낯선 곳에 가장 빨리 데려다 주는 것은 비행기이다. 

지난 2년 여 이상 동안 우리는 과거 항공여행에 대한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다시금 신발 끈을 질끈 묶고, 여행가방을 바리바리 챙겨 공항으로 달려갈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다시 열릴 하늘 길을 상상하면 가장 먼저는 리무진 버스에서 인천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의 기대와 설렘이, 그 이후에는 출국수속과 면세쇼핑, 게이트 앞에 대기 중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그들을 맞이할 또한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가 떠오른다.

내내 바다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심야비행이 아니라면 가급적 창가 좌석을 선호하는데, 이 또한 날아가는 새처럼 평소와는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내가 사는 지구를 바라보려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접하게 된 책 ‘안전한 하늘길’은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모든 내용이 다 들어 있다.

공항에 도착한 여행자가 제일 먼저 하게 되는 출입국 수속을 시작으로 항공여행 절차는 물론 항공기 운항의 전 과정, 민간항공기의 종류, 공항의 특성 및 각 시설과 조직의 역할로부터 국제민간항공기구와 관련한 이야기까지 평범한 여행자는 물론 항공 덕후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로 가득한 책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저자 심재홍 작가는 국토교통부의 항공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시고 은퇴하신 분이었다. 

이 책은 여행자들이 공항에서 마주하게 될 다양한 공항 및 항공사 종사자들, 그리고 그들이 일하는 공간들에 대해 꼼꼼히 적어 놓았다. 그리고 관련 업계의 전문가답게 여행자뿐만 아니라 앞으로 공항이나 항공업계에서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정도의 깊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어렵거나 비전문가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한 궁금증들을 여행자의 눈높이에서 ‘아 공항에 오는 사람들 중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는 분들은 이런 것이 궁금하겠구나’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거기에 맞춰 서술한 책이다. 

그리고 우리가 공항에서 항공기들이 뜨고 내리는 것을 보면서 어떤 절차, 어떤 순서로 항공기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안전하게 뜨고 내릴 지에 대한 궁금증부터 거대한 항공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원리와 그 항공기의 정비와 수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공항과 항공기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을 존경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부분이 좋았다. 공항과 항공기에서 매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여행객의 수송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 종사하고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애정과 경외심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써 내려간 저자를 생각하면 그가 이들 모두를 동료로서 그리고 후배로서 여기고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항공여행이라는 것이 다른 교통수단과는 달리 고도의 안전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민간이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국제기구를 만들어 안전기준 등을 확립하고 운용하는 노력 또한 책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항공업계에서 한층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 또한 여기서 엿볼 수 있다. 

책 제목은 ‘안전한 하늘길’이지만 앞에 부제처럼 작게 ‘항공 여행객을 위한’이 붙어 있다. 여행을 기다리는, 그리고 공항에서의 그 설레임을 다시 한 번 느끼고자 하는 모든 여행자들께 추천한다.


 



노상호 수의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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