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 없이 1차 병원서 다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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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 없이 1차 병원서 다 해결한다?”  
  • 이준상 기자
  • [ 230호] 승인 2022.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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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시대 동물병원 활로찾기 분주
24시간·전문진료·공동개원이 대세

경쟁 심화가 가속화되면서 동물병원 원장들이 해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시간 연중무휴 진료는 물론이고, 공동개원, 전문진료가 개원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본지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24시간 진료를 의미하는 숫자 ‘24’를 키워드로 놓고 검색한 결과(8월 9일 기준), 총 158개소가 ‘24시 동물병원’, ‘24시 메디컬센터’라는 명칭으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시 진료를 하면서도 동물병원 상호에 ‘24’를 표기하지 않는 동물병원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시간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아
대부분의 ‘24시 동물병원 홈페이지’에는 공통적으로 “수의사와 수의테크니션이 24시간 상주해 응급진료 및 중환자 관리가 가능합니다”라는 홍보 문구가 있다. 24시 동물병원을 표방하게 되면 어떠한 응급 상황에도 치료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어 보호자에게 더욱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24시 동물병원은 주간진료 동물병원과의 환자 유치 경쟁에서 분명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직장인 보호자들이 주간에 내원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4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분명 높아지지만, 밖에서 보는 시각과 달리 야간 환자 유치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강남의 Y 원장은 “24시 병원은 중증질환 환자의 지속적인 처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호자의 만족도가 크다. 질병에 따라 이뇨제, 심장약, 수액, 항경련제 등을 지속 투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24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면 치료의 연속성이 보장되고,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4시 병원은 밤과 새벽에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만큼 수의사와 테크니션은 자연스레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병원 경영 측면에서도 모든 부분에서 1.5배 이상의 고정지출이 생기고, 감가삼각도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수익 증대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의 쪽에서는 24시 병원을 운영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인력·시설·장비를 갖춰 관할 시·군·구에 신고를 해야 한다. 

수의계도 법적 기준이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호출 등을 통해서만 야간 응급진료가 가능한 경우에도 병원명에 ‘24’를 표기해 보호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전문진료 분쟁 위험성 더욱 커
특정 전문진료를 내세우는 동물병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진료는 주로 1인 병원에서 대형병원과의 경쟁을 위한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된다. 동물안과병원, 동물치과병원 등 병원명에 진료과를 내세우게 되면 전문성이 확보돼 있다는 느낌을 줘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원장들은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의료장비들을 구축하고, 전문성 홍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진료 병원 개원은 이론적 지식과 풍부한 임상술기 경험이 충분히 충족된 후 진행해야 한다. 전문 역량이 갖춰지지 않은 채 개원할 경우 의료분쟁 등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의사는 현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들과 달리 법으로 정해진 전문의제도가 없어 전문진료 병원에 대한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 일부 학회에서는 해당 진료과목에 아시아수의전문의를 선발해 자격을 주고 있어 이런 측면에서도 최근 전문의제도 도입의 필요성 제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동개원으로 진료영역 넓혀
공동개원으로 승부하는 동물병원도 크게증가하고 있다. 2차 병원이란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1차 병원에서 2인 이상 공동개원해 2차까지 진료영역을 넓히는 방식이다.

대한수의사회가 지난해 1월 내부 요청에 따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물병원 4,515개소(2021년 1월 기준)에서 수의사 2인 이상 근무하는 동물병원은 1,062개소로 약 24%를 차지했다. 동물병원 4개소 중 1개소가 공동개원을 하거나 페이닥터를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규모있고 전문성이 강화된 동물병원을 선호하는 만큼 24시, 전문진료, 공동개원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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