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구도 바꾸는 '1차 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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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구도 바꾸는 '1차 병원들'
  • 이준상 기자
  • [ 237호] 승인 2022.1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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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우고 최첨단 장비 구비…2차 병원 리퍼 없이 직접 해결
사진=Gettyimagesbank
사진=Gettyimagesbank

1차(로컬) 동물병원들이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수준 높은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첨단 장비를 도입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의료 품질을 의심받지 않아도 되고, 보호자들 역시 진료를 받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병원과 환자·보호자 모두에게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억 단위 넘는 CT·내시경시스템 갖춰

1차 진료를 하는 성남시 B동물병원은 최근 하이엔드급 초음파와 대학병원에서 사용되는 호흡 마취기를 도입했다.

B 동물병원 원장은 “보호자들이 이제는 동네 병원에서도 2차 병원과 같은 수준의 진료를 원하고 있어 비싼 돈을 들여 구입했다”며 “로컬 병원에서 고급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보편적 추세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과거 1차 병원에서는 고가의 장비에 투자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초음파를 예로 들면 낮은 사양의 저가 제품을 구매하거나 노후화된 중고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고 성능의 초음파를 구매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치과 전용 방사선 장비, 혈액가스 분석기, 신장병 진단 기기부터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가 넘어가는 내시경 시스템과 CT, C-arm까지 도입하며 보호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

로컬 병원의 최대 장점은 가까운 거리에서 신속하게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서울의 한 동물병원은 접수 당일에도 CT 촬영이 가능한데, 대기 환자가 많은 2·3차 병원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 할 일이다.

지난해 KB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접근성이었다. 병원의 인지도 및 규모, 원장의 경력보다도 훨씬 높은 요소로 작용했다.

반려동물은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을 겪기에 병원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데, 집과 동물병원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보호자들은 병원을 방문하기에 많은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 2·3차 병원으로 리퍼를 보내기보다 최첨단 장비를 구비 해놓고 공동개원이나 병원의 규모를 키워 매출 증대 및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는 원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 1차 병원 위한 맞춤 장비 출시

장비 업체들도 이런 개원가 트렌드에 따라 동물병원 규모에 맞는 맞춤식 장비를 내놓고 있다.

CT는 과거에는 공간이 넓은 2·3차 병원에서야 설치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1차 병원 공간에 맞는 작은 사이즈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수술 장비의 경우 1인 병원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작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고, 수술 시간을 단축 시키는 리가슈어 기능 탑재 제품들도 여럿 나와 있다.

E동물병원 원장은 “그동안 골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리퍼를 보냈었는데 수술 난이도 때문이 아니라 공간이 협소해 기구들을 구성하기에 어려움이 따랐었다”며 “요새는 업체에서 소형 병원 규모에 맞는 장비를 출시해 맞춤식으로 수술방을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 “1차 진료에 집중해야” 목소리도

로컬 동물병원의 첨단 장비 도입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는 가운데 한켠에서는 푸념과 한숨이 들려오고 있다.

C 원장은 “동네 다른 병원에서 장비를 바꿨다면 우리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데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장비보다는 수의사의 임상 술기와 경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장비 위주의 광고와 홍보가 트랜드로 가는 실정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J 원장은 “개인적으로 리퍼보낼 것은 보내고 동네 병원은 본연의 1차 진료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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