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의 마디
상태바
[시] 바람의 마디
  • 개원
  • [ 238호] 승인 2022.12.26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걱서걱 먼발치에서 
낯선 그림자
손 흔들며 걸어오고 있다

공기 반, 소리 반
한 겨울 가득 담아
실핏줄 마디마디
푸른 꽃잎 피우고 있다

바람 잡으려
땅 움켜쥔 마디는
텅 빈 공간 가득 채운 
바람 소리 숨죽이고 있다

청빈 사군자는
하얀 겨울, 파랑새 되어
무소유 대나무의 심장으로
바람이 소리 없이 넘나들고 있다

 

詩作 배경
한 겨울 지리산 산행 중 눈보라가 휘몰아쳐 산허리에 누워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거나 눈의 무게로 꺾어진 나뭇가지 들이 손짓하며 내게 다가와 무언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었다.
대나무 숲을 걸어갈 때 귓전에 울어대는 바람소리는 한 겨울 매서운 추위를 말해주고 있었다. 폭설 속 푸르름을 잃지 않은 속이 텅빈 대나무의 울림은 거세 바람에 맞서 줄 당기기를 하는 근육들의 실핏줄이 터지는 소리였고, 서로서로를 부둥켜 안고 견디는 마디마디는 협동의 힘과 지혜였다.
선조들이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 중 청빈과 무소유를 실천하는 늘 푸른 대나무는 한 겨울의 희망이었고, 그 속에 꿈을 찾아 날아가는 파랑새를 그려보았다.
모두들 살아가면서 자기의 삶이 사계절 중 어느 계절에 놓여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밝아오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 ) 토끼띠 해에도 꿈과 희망을 찾아 훨훨 날아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心湖 문운경
心湖 문운경

 


주요기사
이슈포토
  • [300호 특집기획Ⅱ] 2025 동물병원 및 수의사 현황과 분포...반려동물병원 5,474개소 및 수의사 7,895명 종사
  • [300호 특집기획Ⅰ] 수의사의 미래를 묻다 | 변화하는 시장, 생존 전략은?①
  • 윤헌영(건국대) 교수팀과 김종인(VIP청담점) 원장팀, SCI급 논문 게재
  •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5 한국반려동물보고서 ①
  • 이영락 회장 서울대 총장에 직접 항의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철폐하라”
  • [클리닉 탐방] 웨스턴동물의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