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 임플란트 할 것이냐 말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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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 임플란트 할 것이냐 말 것이냐
  • 개원
  • [ 245호] 승인 2023.04.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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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치과협회가 반려동물 치아 임플란트 치료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반대 입장을 천명해 때아닌 임플란트 찬반 여부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의치과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반려동물 치아 임플란트의 진실’이란 제목하에 “반려동물의 치아 임플란트는 올바른 치료 행위가 아니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이유로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과학적 근거가 없고, 반복적인 마취와 불필요한 고통을 유발하며, 무서운 합병증과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더불어 수의사 윤리규정에도 어긋나는 만큼 영리를 목적으로 반려동물의 치아 임플란트를 권하거나 시술해서는 안 되며, 세계적인 수의치과학 권위자들도 한결같은 목소리로 반려동물의 치아 임플란트 시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일부 동물병원에서 개 치아 임플란트를 시술하고 있고, 최근에는 유명 임플란트 업체가 동물시장에 진출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반려동물에게 임플란트까지 하냐는 자조 섞인 얘기들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이미 많은 의료계 술식과 장비가 수의 분야에 진출하는 만큼 임플란트 치료가 반려동물에게 유익하냐 아니냐는 실효성 여부를 떠나 치아 임플란트 치료가 곧 반려동물에게도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의료도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치과계도 2000년대 초반 임플란트 시술이 도입될 당시에는 진료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고가인 것도 문제였지만 과연 구강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임플란트는 치과의료시장의 확대 성장을 견인하며 치과계에 풍요로운 시대를 가져다 주었다. 

어느 분야나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될 때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실례로 임플란트 도입 초기에 치과계 내 매출 1위 기업으로 반세기 이상 치과계 부동의 1위를 지켰던 기업은 임플란트를 주력사업으로 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서 결국 임플란트 업체들에게 매출을 역전당해 결과적으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기업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반려동물 임플란트가 수의료 파이를 확장시키고 치과계처럼 수의진료시장을 이끌어갈 새로운 술식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어느 치료든 새롭게 도입될 때는 위험성과 부작용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충분한 근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임플란트가 좀 더 연구 개발돼서 반려동물에게도 유익한 치료가 될 수 있을지는 치과계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도 모를 일이다. 치과의사들이 임플란트 관련 석박사 논문을 쓸 때 개를 이용해 연구한다. 또 임플란트 시술은 보철과와 구강외과의 합작품으로 치과의 전문과목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만큼 특별한 스킬을 요하지 않는 시술이면서 수가는 높다보니 지금은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임플란트 진료를 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술식에 대한 검증과 위험성을 알리는 것은 학회나 협회 등 수의료단체들이 해야 할 일이다. 단지 매출만을 올리기 위해 위험하고 필요하지도 않은 진료를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맞지 않다. 또한 수의사 시장의 성장 확대를 위해 새로운 진료와 술식을 찾아내고 시도하는 것도 단체의 몫이다. 

현재 치아 임플란트가 수의료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술식이 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고, 보호자들에게 새로운 술식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려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단지 미래를 내다보고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이냐는 수의사들 개개인의 몫이며, 누구의 판단이 옳은 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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