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임상] 해마루동물병원 중증난치질환센터① Electrochemotherapy(ECT)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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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임상] 해마루동물병원 중증난치질환센터① Electrochemotherapy(ECT)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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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45호] 승인 2023.04.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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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치료를 위한 ‘전기화학 요법’

Electrochemotherapy(ECT)는 고형종양의 국소적인 컨트롤을 위해 지난 15년간 수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치료 방법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는 전기를 뜻하는 Electric과 항암치료를 뜻하는 Chemotherapy의 합성어로 치료 과정에서 항암제와 전기 자극이 함께 이용된다.

[그림 1]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할 때 가장 큰 방해물은 바로 종양세포의 세포막이다. 세포막은 인지질 이중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친유성(Lipophilic) 항암제들은 확산에 의해 종양세포 내부로 비교적 쉽게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소유성(Lipophobic) 항암제의 경우 세포막을 통과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소유성 항암제 이용 시 전기자극을 함께 이용해주면 세포막에 새로운 통로가 일시적으로 형성되고, 소유성 항암제, 이온, 분자, 물 등 여러 물질들의 양방향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전기자극을 받은 세포의 경우 칼슘 이온 펌프의 작용에 따라 이전과 같은 상태로 다시 돌아가거나 세포사멸 단계로 이행된다.

수의분야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소유성 항암제에는Bleomycin과 Cisplatin이 있다. Bleomycin은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수용체를 통해서 종양세포 내부로 침투하여 DNA를 조각내어 종양세포를 사멸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세포 내부로 이동하는 과정이 매우 느리고, 단백질 수용체가 사라지면서 항암제 저항성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 내부로의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Bleomycin을 투여한 후 종양에 직접적으로 전기 자극을 가하게 되고, 전기자극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항암제 효과가 700배 이상 크다고 알려져 있다. Cisplatin은 잘 알려져 있는 부작용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잘 이용되지 않는 편이고, 특히 고양이 환자에서 사용 시 불안감이 큰 항암제이다. 하지만 전기자극을 같이 이용할 경우 국소적으로 소량의 항암제만을 이용하므로 고양이 환자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치료 과정을 살펴보면[그림 2], 우선 환자를 가볍게 진정시키거나 마취한 이후 종양 부위를 전반적으로 삭모하고 소독해주고, 이용하려는 항암제를 Intravenous(IV) 혹은 Intratumorally(IT)로 투여한다. Cisplatin의 경우 IT로만 이용하고, Bleomycin은 IT, IV 모두 이용 가능하며, 비용과 종양의 위치, 선호도 등에 따라 약물 종류와 투여 방법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수의계에서 주도적으로 ECT를 연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Spugnini 교수님께서는 개인적으로 Bleomycin IV와 Cisplatin IT를 병용하는 방법이 효과가 좋았다고 언급돼 있다.

약물 투여 이후 5~10분 정도 기다린 이후 Electrode를 이용하여 종양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시술은 완료되며, 종양의 개수, 크기에 따라서 시술 시간은 다르지만 마취부터 전반적인 과정들 모두 30분 이내에 진행될 정도로 짧다.

수술 이후 국소적인 재발을 막기 위해 진행할 경우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기 때문에 2~4주 간격으로 2회 진행한 이후 모니터링하는 것을 추천 드린다. 또한 수술 진행이 어려워 ECT를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종양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혹은 종양이 커져서 치료 반응이 떨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진행할 수 있다.

이 치료방법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전신적인 전이 예방 목적이 아닌 국소적인 종양의 컨트롤이 목적인 치료 방법이므로 Soft Tissue Sarcoma(STS), Feline Injection Site Sarcoma(FISS), Squamous Cell Carcinoma(SCC) 등 비교적 국소적인 컨트롤이 중요한 종양이나 피부 말단에 발생한 종양이나 구강 종양과 같이 공격적인 수술적 접근이 필요한 종양들에서의 적용이 연구되어 왔다. 이 중 가장 널리 적용되고 있는 FISS와 SCC 관련논문을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FISS는 전신적인 전이보다는 국소적인 재발이 잦은 종양으로 수술 이후 국소적인 종양의 컨트롤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불완전하게 절제된 경우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 재수술 등의 옵션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지만 방사선의 경우 반복되는 마취와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종양의 특성 상 항암치료에 반응성이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치료의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ECT의 적용이 일찍이 연구되어 왔고, 2011년 Spugnini는 78마리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종양의 수술적 절제 이후 Cisplatin-Based ECT를 진행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그림 3] 결과적으로 치료를 진행한 그룹(초록 선, 666일)이 그렇지 않은 그룹(파란선, 180일)보다 국소적인 컨트롤이 더 오랜 기간 유지되었다. 또한 2020년 발표된 ‘Bleomycin IV + Cisplatin IT’ 병용 연구에서는 980일 정도로 효과가 더욱 좋았고, 부작용 또한 10~15% 환자에서 발생했지만 진통소염제 복용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국소적인 염증 정도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유의적인 삶의 질 저하 없이 종양의 재발 기간을 연장하였다.

SCC의 경우는 피부뿐만 아니라 구강에서 발생하는 종양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며, 이들 모두 일반적으로 수술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수술로써 국소적인 컨트롤을 이루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콧등, 입술, 눈 주변, 발가락, 구강 등 수술적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대안으로 ECT의 적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림 4] 좌측에서 나온 환자의 경우 Nasal Planum SCC 환자로 수술적 접근 시 코 부분을 절단해야 할 수 밖에 없어 ECT를 두차례 진행했고, 사진 d처럼 2차 ECT 종료 후 4개월 이상 유지되고 있다.

강아지에서 구강 SCC는 두번째로 다발하는 구강 종양으로 편도에 발생한 형태가 아닌 경우 폐나 림프절로 전이보다는 국소적인 뼈로의 침습이 더 다발하여 국소적인 종양의 컨트롤이 중요하다. 따라서 2019년 Non-Tonsillar SCC 환자 12마리를 대상으로 ECT를 통한 국소적인 종양의 컨트롤을 시도했고, ECT를 단독으로 진행했었던 환자의 90%에서 치료 반응성(PR + CR)이 확인되었다. 또한 12마리 중 11마리 환자에서 매우 경미한 국소적인 부작용(염증, 발적 등) 정도만 관찰되었다. 논문의 저자는 ECT를 통한 반응성(90%)은 NSAIDs 단독(11%) 및 Carboplatin 병용 치료(57%)보다도 높은 반응성을 보였으며, 특히 2cm 이내로 크기가 작은 환자에서 관해가 유지되는 기간이 길었다.

ECT는 적은 항암제 용량과 짧은 마취 시간이 필요하여 환자에게도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 적은 치료 횟수와 낮은 위험성으로 보호자의 부담도 덜 수 있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불완전하게 절제된 종양 환자에서 효과적인 종양의 컨트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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