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동물용의료기기 허가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품목허가 건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농식품부검역본부가 지난 4월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신규 품목허가 된 동물용의료기기는 총 132개 품목으로 ‘동물 체외진단 시약’은 54개 품목, ‘의료장치 및 의료용품’은 78개 품목이 허가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동기간 총 64개 품목(체외진단 시약 19개 품목, 의료장치 및 의료용품 45개 품목)이 허가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동물병원 전문화·대형화 추세에 맞춰 동물용의료기기 산업이 점차 힘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체외진단용 시약 2.8배 증가
특히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체외진단용 시약’ 품목허가 건수가 지난해 19개 품목허가에서 올해 53개 품목으로 3개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최근 동물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물병원 전문화·대형화 추세나 질병 조기진단 등은 최근 몇 년 새 계속 된 이슈인 만큼 최근 1년 사이 이 정도로 품목허가 증가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동물용의료기기업체 허가도 2배 증가
올해 1분기에 유독 동물용의료기기 품목허가 건수가 늘어난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엔데믹이 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사그라든 상황 속에서 인체용 진단기기 업체들이 진단키트 매출이 급감하면서 동물용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
실제로 올해 1분기 신규 동물용의료기기업으로 허가받은 제조 및 수입업체를 보면 29군데에 이르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13군데와 비교해보면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수치다. 즉, 품목허가 건수의 증가는 기존 업체들의 허가 건수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신규 업체들의 동물시장 진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인체용 업체 진출 러시 이어질듯
동물용의약품 산업에 비해 동물용의료기기 산업은 비교적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인체용 업체들이 동물시장에 진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업계 관계자들이 의료 업체들의 진출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유다.
따라서 기존 동물용의료기기 업체들은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물용의약품 시장에서 인체용 업체들의 진출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동물용의료기기 업계도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