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비무환, 철저히 준비하면 환을 당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로 병원개원을 준비하는 수의사들이 가장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개원 전 확실한 준비는 실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기초가 튼튼해야 그 위에 더 많은 것도 쌓을 수 있다. 특히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 가는 수의계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전략적 입지선정 및 장비 비교견적은 필수
상가 밀집 지역일수록 더 세밀한 검토 필요 … 중고장비 향후 거래가도 고려해야
병원개원은 체계적인 실행계획 수립과 경쟁력 있는 입지선정이 선행됐을 때 실천해야 한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최근의 개원가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개원 준비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정보수집과 실천이 필요하다.
즉, 합리적인 입지선정과 적합한 장비의 선택, 고객을 만족시키는 인테리어, 직원교육과 홍보 및 마케팅 방식의 선정까지 모든 절차가 꼼꼼하게 유기적으로 진행됐을 때 비로소 성공개원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폐쇄적 구조 상가는 피해라
개원준비, 그 첫 번째는 개원전략을 세운 후 입지를 선정하고, 선정된 입지에 적합한 운영전략을 세워 그에 적합한 장비와 인테리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개원 입지 선정은 향후 병원 운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보다 많은 고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개원입지는 △원장의 개원전략과 선호도 및 성향이 맞는 자리 △배후지역의 환자의 연령과 성별, 소득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고객 창출이 가능한 지역 △대중교통망, 간판의 크기 및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접근하기 쉬운 지역 △주변의 경쟁병원에 비해 경쟁우위 요소가 있는 입지가 좋은 개원입지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상가 밀집지역의 경우는 경쟁이 심한 만큼 더욱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상가의 경우 출입이 불편한 미로 형태의 상가나 폐쇄적 구조의 상가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가깝고 눈에 잘 띄는 상가를 선호하고, 시계성이 떨어지거나 폐쇄적인 구조는 소비자의 심리적 위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접근성과 가시성이 뛰어난 상가라 하더라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초소형 상가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전면보다 안쪽이 긴 형태의 상가라면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점포수가 과잉인 상가도 주의해야 하며,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지역의 신축상가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공급자간의 치열한 경쟁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세권 주변이라 하더라도 고속도로나 국도 등 나들목 지역은 상권과 단절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주변 상권력에 비해 힘이 약한 소형 상가도 주의를 요한다.
대중교통의 시작점과 거리가 있는 위치의 상가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권의 중심은 대중교통의 시작점과 인접해 있어 그 중심부와 멀면 멀수록 유동인구의 수도 급격히 하락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내방 고객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처럼 개원할 입지를 선정할 때에는 입지의 외형만 보고 판단해서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주변의 여건과 함께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시뮬레이션 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리스 요율도 낮출 수 있어
최근 신규개원에서는 장비 및 인테리어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동물병원 개원을 위해 필요한 장비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고, 고급화되면서 장비와 인테리어를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최근의 동물병원 개원은 과거의 신규개원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기본적으로 필요한 장비도 많이 늘어났고, 디지털화 및 고급화 됐으며, 인테리어 역시 최고급 카페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고급화돼 개원 비용도 크게 상승한 만큼 보다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개원 시 장비의 구입은 리스를 통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일반적인 장비리스 요율은 3.6% 정도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이도 업체를 잘 활용한다면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한미메드라인 관계자는 “요즘은 대학병원에서 사용하는 각종 고가의 장비들이 일반 개원가에도 필수 장비가 됐다”며 “대부분이 리스를 통해 구입하게 되는데, 업체를 잘 활용하면 리스 요율도 많이 할인 받을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업체를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장비 구입비용이 증가하면서 중고 장비를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고 장비의 경우 A/S 등 사후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고 장비를 직접 구입하는 경우에는 A/S 문제 외에 향후 중고거래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 장비의 경우 중고거래가 이뤄지지 않거나 단가가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K원장은 “신규개원 시 지인들을 통해 장비를 구입하는 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신규개원 병원을 위한 업체들의 서비스가 매우 좋아진 것 같다”며 “물론 직접 알아보고 따져봐야 하겠지만 여러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보고 비교한 후 이로운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 같다”며 다양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본인이 직접 구입할 경우보다 업체를 이용할 경우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추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장비의 가격 외에도 다양한 추가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어 꼼꼼히 짚어보고 비교견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테리어 역시도 마찬가지다.
현재 수도권에는 10개 미만의 동물병원 전용 인테리어 업체가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물병원의 경우 일반병원과는 달리 동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만큼 전문적인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병원의 콘셉트와 규모, 운영방안과 진료 동선에 맞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보다 원활한 진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편의도 중요하지만 진료실 인테리어와 그에 못지않게 기계실과 멸균소독실 등의 구성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장비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 그에 걸맞는 인테리어가 필요하다.
신규개원 외에도 기존 동물병원을 인수하는 양도양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도양수에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도 후 인근 지역에 재개원을 하거나 부동산 자체에 문제가 있어 계약기간을 못 채우고 옮겨야 하는 경우 등이 발생하고 있어 반드시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해당 부동산과 관련한 제반 조사도 철저히 해야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