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불황타개 출구전략은 진료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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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불황타개 출구전략은 진료수가?
  • 정운대 기자
  • [ 44호] 승인 2015.04.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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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적인 부분보다 감성적 부분이 더 중요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 속도에 비해 관련 제도나 정보, 사회적인 인식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만 성장을 했을 뿐, 관련문화나 제도 등의 변화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동물병원에 대한 대외적인 인식도 마찬가지다. 특히 진료비와 관련해서는 더욱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수가 인하로 경쟁력 확보할 수 없어
실질적인 수익증가 효과 미미 … 새로운 가치창조가 필요한 시점

요즘 수의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동물병원의 원활한 경영이다.
최근 열리고 있는 다양한 수의사 전문 세미나 중에도 경영관련 콘텐츠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수의사들의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세미나들이 경영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임상강연이라 하더라도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임상과 같은 경영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강연들이다. 그만큼 동물병원 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경영이 필수적인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이에 많은 수의사들이 관련 세미나를 찾고 있는 것이다.

환자 수 증가가 곧 수익 증가?
동물병원 간의 경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진료비를 할인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들이 펼치는 진료비 할인 또는 회원할인 등의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환자유입을 증가시킬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나 수의계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한 병원들이 행하는 미봉책이자 고육지책일 뿐이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진료비를 낮추면 환자는 당연히 늘어날 것이다”며 “그렇기에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인의 쪽에서도 소위 진료비 할인 또는 덤핑 등을 하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이렇게 진료비를 할인해서 환자 수를 늘리는 것이 진정 수익 증대로까지 이어질수 있을지는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비춰 볼 때 진료비의 과도한 할인이 실질적인 수익증대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A병원이 평균진료비를 50% 할인하면 환자를 두배로 더 봐야하는데, 이를 해결하자면 결국 진료시간을 더 늘리거나 보조인력 등을 확충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고정비를 상승시키고, 노동시간을 더 길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볼 때 지나친 진료비 할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수익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경우 많은 수의 환자를 봐야하니 병원은 바쁘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환자당 진료시간도 짧아져 사고 발생 우려도 높아진다.
주변 병원보다 진료비가 과도하게 높아 환자가 이탈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진료비를 조정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좋다.

감성적 부분이 더 중요
진료비 인하는 환자의 감소나 병원 수익 감소 시 일반 원장들이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진료비 인하는 일시적으로 변화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 효과에 비해 더욱 많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며 “진료비 인하는 필연적으로 진료의 질 저하를 가져오게 되고, 고객들은 진료비 인하 혜택보다는 진료의 질 저하에 대한 불만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진료비 인하는 병원을 운영하는데 수반되는 비용적 요소들이 현저하게 감소됐을 경우에만 시행하는 것이 옳다.
고객 역시도 자신이 다니던 병원이라면 진료비 등의 수치적인 잣대보다는 진료의 질과 서비스, 의료진과의 신뢰도 등 감성적 기준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즉, 불황 탈출을 위한 출구 전략으로 근거 없는 진료비 할인보다는 고객에게 현재 정해진 진료비에 대한 가치 전달에 최선을 다하고, 공산품과 진료행위에 대한 차이와 특수성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의계는 1999년 동물의료수가제 폐지 이후에도 지역별로 진료비에 대한 상호간의 견제가 대체로 잘 이뤄져왔다. 그러나 일부의 진료비 덤핑과 같은 사례로 인해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자체적인 감시와 견제가 필요할 것이다.

동물행동학 등 새로운 가치 창조
동물병원의 경쟁력은 사실 진료비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의사의 진료 실력, 서비스, 시설 및 장비,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 동물병원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동물병원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략 수립을 통해 맞춤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울러 수의계의 트렌드 변화를 직시하고, 향후 추이를 예상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 동물병원에서는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던 수의치과나 동물행동학 등이 최근 들어 수의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 중심에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했던 리더들이 있다.
이들은 경쟁 속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제는 일선 임상가들 역시도 천편일률적인 경쟁력 확보 전략이 아닌 각각의 병원에 적합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왔다.

미디어에서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제목도 자극적이어서 ‘동물병원 진료비 부르는게 값’, ‘동물병원 진료비 들쭉날쭉 제멋대로’ 등 반려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는 제목 일색이다.
이에 대해 수의계에서도 “반려동물의 상태에 따라, 수술전 검사 항목에 따라, 병원의 시설과 약품 수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진료비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인의 병원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미국과 일본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도 동물병원마다 진료의 차이는 존재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이긴 하지만 진료비 할인 등을 명목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홍보에 나선다면 여론은 더욱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진료비 인하 등 내부의 경쟁보다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수의사들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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