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병원들이 자체 ‘매뉴얼’을 제작해 업무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모두 높이고 있다. 주로 경험에 의존하던 병원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업무를 표준화 하는 것. 특히 서비스와 진료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내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매뉴얼은 필수다. 진료, 검사 및 수술 등의 각 단계는 물론이고, 원내 동물 관리와 위생 관리, 보호자 응대에 이르기까지 매뉴얼 작성 영역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표준화된 진료로 진료수준 향상
우선 질환별 매뉴얼은 진료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각 질환에 따라 진료에 필요한 장비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대형병원일수록 매뉴얼은 중요하다. 부서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각 직원이 동일한 기준 아래에서 표준화된 진료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SNC동물메디컬센터(공동 대표원장 최중연·문창훈)는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수의사, 테크니션, 매니저 등 각 팀별로 업무 매뉴얼을 제작했다. 현재 3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매뉴얼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이 매뉴얼은 공유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책자로도 제작해 팀별 업무 프로토콜을 제공하고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업무 표준화로 고객 신뢰도 강화
동물병원에서 매뉴얼은 효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중요한 도구다. 안심동물의료센터(원장 이상희)는 데스크 업무, 청소, 위생 관리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진료보조 역할까지 모두 매뉴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 매뉴얼은 병원의 위생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염 예방과 청결 유지가 필수적인 동물병원에서 청소 과정과 위생 기준을 체계화함으로써 모든 직원이 동일한 절차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병원의 청결 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되며 감염 위험을 줄여 병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데스크 업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보호자 접수, 환자 인계, 진료비 결제 등의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면 보호자와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병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신규 직원 교육에서도 매뉴얼의 역할은 크다. 동물병원은 다양한 인력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뉴얼이 있으면 신규 직원이 병원 시스템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직원 간 협업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CS 매뉴얼로 컴플레인 대응 체계화
매뉴얼은 고객 응대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객 서비스(CS) 매뉴얼은 직원들이 보호자 응대에서 일관된 기준으로 친절함과 신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최근에는 컴플레인 대응 매뉴얼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주 발생하는 불만 유형을 정리하고, 예방 방법과 대처법을 단계별로 공유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이런 가이드가 있다면 직원들은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보호자와의 갈등 상황에서 차분하고 전문적으로 불편·불만을 처리하는 것은 병원의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최근 넬(N.E.L)동물의료센터(공동원장 이종협·임덕호·손성지·윤일용·엄태흠)역시 3개월간의 긴 작업 끝에 자체 CS 매뉴얼을 완성했다. 근무 예절을 비롯해 불만고객 응대, 올바른 근무 태도 등이 담겼다. 앞으로 6개월마다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해듀는 ‘CS교육 기본과정’에서 ‘컴플레인 응대 매뉴얼’을 제공해 인기가 높다.
동물병원에서 매뉴얼 제작은 단순히 업무의 편의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병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매뉴얼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동물병원의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