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중현(충남대 수의내과학) 교수는 신경학, 소화기학, 수액학 등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이론과 실용적인 임상 적용을 아우르는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동료들과 임상 현장에서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소통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송중현 교수를 만나 그의 강의 철학과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Q. 강의 활동 시작 계기는
바쁜 환경 속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어려워하는 동료 수의사들을 보며 임상에 종사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특히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진료 현장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의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Q. 주로 강의하는 내용은
신경학, 소화기학, 수액학을 중심으로 강의하고 있다. 신경학 분야에서는 임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신경계 질환의 진단 및 치료법, 최신 지견을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소화기학 강의는 난치성 질환 위주로 구성하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 접근과 치료 전략을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수액학은 중증 환자에서의 체액 조절과 전해질 관리 등 기초 생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내용으로 구성하고 있다. 모두 임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심화 학습이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실질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접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Q. 강의 자료 준비는 어떻게 하나
제 연구와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제작하며, 국내외 학회에서 얻은 최신 지견과 전문가들의 토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원 선생님들이나 학생들과 활발히 진행 중인 저널 클럽과 케이스 라운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특히 주제와 관련된 주요 논문들을 검토하고, 실제 환자 사례와 연결해 임상 적용이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하고 있다. 강의 자료는 여러 차례 검토하고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 적용 가능한 내용으로 구성해 현장감 있는 강의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은 강의는
수강생들과 활발히 상호작용하며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갔던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실제 환자 사례를 두고 “이럴 때 어떤 수액을 선택하시겠습니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수강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 역시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수강생들의 임상적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강의 후 이어지는 다양한 질문과 피드백은 연자로서 얼마나 큰 책임감을 지녀야 하는지를 일깨워줬다. 상호작용 중심의 강의는 언제나 큰 보람으로 남는다.
Q. 임상의들이 관심 많은 주제는
진단이나 치료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질환 혹은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보편적으로 알려진 치료에 반응이 떨어지는 질환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해당 질병의 최신 연구 동향이나 임상 적용 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치료 프로토콜을 공유할 때 많은 질문과 공감을 받는다.
Q. 강의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다. 자주 접하는 질환일수록 기본 원리와 생리학적 기반이 중요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결과와 함께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이 지식이 왜 중요한지 실제 사례를 통해 연결하고자 한다. 강의 내용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팁과 임상 노하우도 아낌없이 공유해 수강생들이 진료실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Q. 내과 강의에서 꼭 들어야 하는 내용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수액 치료’다. 이는 환자 관리의 기본이자 핵심적인 영역으로 환자의 생리학적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한 수액 종류와 투여량을 판단하고 적용하는 능력은 실제 치료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강의에서는 기초 생리부터 실전 사례까지 모두 아우르며 수액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제공하고 있다.
Q. 도전해보고 싶은 강의가 있다면
실제 임상 현장을 모사할 수 있는 hands-on 중심의 실습 강의를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신경계 환자 진료에 필요한 술기나 내시경 술기, 수액 및 약물 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응급 상황 시뮬레이션 등을 직접 해보며 배우는 교육을 구상하고 있다. 이론적인 이해만으로는 부족한 영역들이 많아 직접 손으로 익히고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이 임상 실력을 한층 더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수의사들도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강의를 만들고 싶다.
Q. 추천할 만한 수의내과학 학술 저널은
수의내과학을 공부하시는 분께 꼭 추천하고 싶은 학술지는 ‘JVM’, ‘JVECC’, 리뷰 저널 ‘North America Veterinary Clinics’이다. 다만 이러한 학술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교과서를 먼저 충분히 학습해야 하고, 학술지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보다 비판적으로 읽고 임상에 의미 있는 정보를 선별해내는 연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꾸준한 저널 스터디나 기본적인 통계 학습을 병행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진료를 하면서 항상 '내가 환자에게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수의학은 지식, 진단, 기술,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고, 불과 몇 년 전에는 난치성으로 여겨졌던 질환들도 이제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발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탄탄한 기초 위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호자가 믿고 맡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 보답하고, 그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의사가 된다는 건 매우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이다. 복잡하고 무거운 책임을 요구하는 수의학적 지식을 쉽고 짧은 시간 내에 얻는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끊임없이 학습하며 임상 현장에서 성장해가는 수의사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