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먼저 만나는 수의사 “병원 경쟁력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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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먼저 만나는 수의사 “병원 경쟁력 결정”
  • 박진아 기자
  • [ 305호] 승인 2025.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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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트브 콘텐츠·앱 상담·카톡 영향력 커져…마케팅 디지털 플랫폼 전략이 병원 신뢰와 직결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정보 접근 경로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동물병원을 찾아가 수의사의 설명을 직접 듣는 것이 유일했지만, 이제는 유튜브 영상이나 앱, 커머스 상담 코너에서 먼저 정보를 얻는다. ‘온라인에서 먼저 만나는 수의사’가 병원 신뢰와 선택을 좌우하는 시대다.

수의사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진료만으로는 신뢰 확보와 브랜드 구축이 쉽지 않다. 유튜브, 상담 앱, 카카오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활동이 새로운 경쟁력이자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튜브, 전문성으로 신뢰 형성
온라인 플랫폼 가운데 유튜브는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이다. 검색을 통해 언제든 노출될 수 있고, 보호자가 필요할 때 반복 시청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의사가 가진 전문 지식을 대중에게 직접 전달하고 신뢰를 쌓는데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케어펫(CarePet)’은 수의사가 직접 사료, 간식, 영양제를 비교 평가하며 건강 팁을 제공한다. 광고성 콘텐츠가 아닌 임상 지식과 보호자의 궁금증을 기반으로 정보를 풀어내면서 신뢰를 얻었다. 

개별 수의사의 전문 채널도 인기다. ‘미야옹철’은 고양이 전문 진료와 생활 관리를 중심으로, ‘설채현의 놀러와’는 반려견 행동학과 심리학적 접근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숏폼, 롱폼, 라이브 방송을 혼합해 구독 기반을 넓혀가는 가운데, 특히 질의응답이 실시간으로 오가는 라이브는 충성도를 강화하는 핵심 도구다.

병원 차원의 공식 채널 운영도 확대되고 있다. 별도의 홍보팀이 인스타와 유튜브 촬영을 전담하거나 외주를 맡기는 병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커머스, 상담으로 매출 연결
커머스와 앱 플랫폼은 수의사와의 온라인 상담과 구매를 결합하고 있다. 보호자 입장에서 ‘상담 후 바로 구매’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아지고, 플랫폼 입장에서는 상담 기능이 곧 매출로 이어진다. 
마이펫플러스(대표 이동용)는 수의사가 보호자 문의에 직접 답하는 상담 코너를 운영한다. 오픈 한 달 만에 150건 이상의 상담이 진행됐고, 올해 8월 기준 누적 회원 15만 명, 앱 다운로드 35만 건을 돌파했다. 

이동용 대표는 “수의사 상담코너가 폭발적인 이용자 증가를 견인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질병 초기 대응 △사료·영양제 추천 △생활습관 관리 등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쿠팡의 ‘로켓펫닥터’는 문진 입력 후 10분 이내에 전문 수의사가 맞춤 영양 리포트를 제공해 상담을 구매 전환과 직결시키는 구조를 마련했다. 
국내 펫푸드•의약품 시장이 2조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수의사가 참여하는 커머스 상담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마케팅, 병원의 경쟁력
병원 차원의 디지털 마케팅은 이제 필수다. 보호자가 병원을 찾는 가장 일반적인 경로는 블로그·플레이스·파워링크 등 네이버 3종 플랫폼이며, 기존 환자 관리에는 카카오톡 채널이 효과적이다. 카톡을 통해 건강 상식과 예방접종 알림, 계절별 관리 팁을 정기적으로 발송하면 재방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해마루동물병원(이사장 김소현)이나 굿모닝펫동물병원(원장 장봉환)은 자체 카톡 채널을 통해 교육 자료와 병원 소식을 꾸준히 제공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모든 병원이 자체 인력으로 채널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코벳 클리닉 플러스’다. 검색 노출 강화와 더불어 마케팅 전문기업 엣지랭크가 블로그·인스타그램·카톡채널을 통합적으로 운영·대행한다. 특히 카톡채널 메뉴에 쇼핑몰을 추가해 제품을 3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Vet2Home(벳투홈)’ 서비스를 제공해 정보 제공과 소통, 제품 구매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는 구조다. 

온라인 활동의 명과 암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 참여는 수의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보호자와 장기적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비진료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 지나친 정보는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켜 현장에서는 “온라인에서 본 내용과 왜 다르냐”는 보호자들의 질문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 수의사들의 공통된 호소다. 
또한 국내법상 원격진료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온라인 상담은 어디까지나 일반적 안내라는 점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과거 네이버 엑스퍼트에서 운영되던 수의사 유료 상담 서비스가 법적 논란 끝에 중단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온라인 상담은 진단이나 처치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호자의 이해를 돕고 병원 방문을 유도하는 보조적 장치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제 수의사는 더 이상 진료실 안에만 머무는 존재가 아니다. 유튜브 속 전문가이자 커머스 상담 창구의 답변자이며, 카카오톡 채널로 소통하는 주체다.

병원은 콘텐츠와 상담,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직접 운영이 어렵다면 전문 대행 솔루션을 활용해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다. 
결국 보호자가 온라인에서 경험하는 동물병원의 첫인상이 수의사의 경쟁력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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