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상승과 구인난, 개원 입지 경쟁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동물병원 경영 환경에서 과감하게 ‘전화기’를 내려놓고, 진료 효율을 극대화해 성과를 낸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친절과 서비스가 미덕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선택과 집중’이 병원 생존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 전화는 AI가·직원은 진료보조
한국동물병원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장들의 고민 1위는 ‘매출 증대(28.3%)’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장의 인력들은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단순 반복 문의’와 ‘감정 노동’에 하루 업무의 상당 시간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최근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바로 ‘AI 시스템’이다. 동물병원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동물병원 전용 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해 운영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벳플럭스가 개발한 AI 기반 병원 운영 솔루션 ‘늘펫’은 반복적인 행정·응대 업무를 최소화하고, 진료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시스템으로 호평받고 있다.
‘늘펫’의 CRM은 동물병원으로 유입되는 전화와 메시지를 AI가 1차로 응대·분석하는 시스템이다.
병원으로 걸려오는 문의를 1차적으로 AI가 필터링해 단순 예약 문의, 진료 시간 안내, 비용 관련 반복 질문 등은 AI가 메신저로 자동 처리하고, 의료진의 판단이나 개입이 필요한 내용만 선별해서 데스크와 수의사에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데스크와 진료 인력은 반복적인 응대 업무에서 벗어나 실제 진료 보조와 보호자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늘펫’의 핵심 경쟁력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강력한 ‘연결성’에 있다. 보호자 유입이 가장 많은 카카오톡과 전화 채널을 늘펫이라는 단일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관리 효율을 극대화했다. 보호자는 익숙한 메신저로 편하게 문의하지만, 모든 데이터는 늘펫 시스템 내에 축적·분석되므로 병원은 환자별 상담의 맥락을 끊김 없이 파악할 수 있다.
AI 기반 텍스트 분석 기능도 ‘늘펫’의 핵심 요소다. 보호자의 채팅 내용을 분석해 주요 증상, 요구 사항, 문의 목적을 자동 분류하고, 자주 반복되는 질문에는 사전 설정된 답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응대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보호자에게는 일관된 정보 전달이 가능해진다. 병원 입장에서는 상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인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 콘텐츠, 홍보 아닌 재진 도구
경영 효율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보호자 관리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의 치료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보호자의 멘탈 케어”라며 “보호자 마음이 케어 돼야 소위 말하는 재진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많은 동물병원들이 자체 콘텐츠를 발행하며 보호자 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도달률은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보호자 상황에 맞지 않는 일방적인 정보는 단지 ‘광고’나 ‘소음’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이에 ‘늘펫’의 CRM 툴은 단순한 응대 자동화를 넘어 보호자 관리 도구로도 활용된다. ‘초개인화 콘텐츠’로 진료 이력과 연동해 반려동물의 증상에 딱 맞는 맞춤형 케어 방법을 적시에 전달, 보호자는 “우리 아이가 병원으로부터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을 받으며 특별하게 케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곧 병원과의 단단한 라포(Rapport) 형성으로 이어지며, 재진율 유지와 병원 신뢰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실제 데이터로 입증된 수익성
실제로 ‘늘펫’을 도입한 동물병원에서는 전화 응대 비중을 크게 줄였음에도 운영 안정성과 진료 만족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성공적인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늘펫’을 도입한 A 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아도 매출 하락은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직원들이 전화 응대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내원 환자에 대한 케어가 더욱 세심해지고, 진료 회전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됐다”고 전했다.
반복 업무를 AI에 맡겨 불필요한 행정 소요시간을 줄임으로써 의료진은 진료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진료 퀄리티 향상에 투자함으로써 ‘객단가 상승’과 ‘재방문율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늘펫’과 같은 동물병원 특화 AI 솔루션이 향후 개원가의 표준 운영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을 통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한정된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진료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과 보호자, 반려동물 모두가 건강해지는 선순환 구조는 결국 디테일한 소통에서 온다”며 “AI 기술이 그 소통의 간극을 메워주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