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백의 장진주(將進酒)와 견공의 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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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백의 장진주(將進酒)와 견공의 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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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호] 승인 2014.06.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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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지난 겨울에는 사서삼경을 공부하는 지인들과 함께 중국의 중원 땅을 찾아 유교의 역사탐방을 하였다. 낙양과 개봉 등을 둘러보고 소림사 뒤쪽에 있는 嵩山(숭산)의 少室峰(소실봉)에  올라갔다.

숭산의 장엄한 풍경을 뒤로 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는데 창틀에 중국어로 쓴 낙서가 보였다.
‘人生得意須盡歡 玩?(인생에서 뜻을 이루었을 때는 놀자)’

같이 간 사부께 여쭈어보니 이백의 장진주라는 시구를 인용한 것이라 일러 준다. 애주가가 좋아하는 이백의 시 중 하나인 장진주(將進酒)를 읊어본다. 애마와 비싼 가죽옷까지 바꾸어 친구와 술을 마시겠다는 이태백의 경지는 가히 주선이라 이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는 풍류를 즐기거나 사교적인 목적이 있고, 또 정신적 긴장감의 해소를 목적으로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면서 자기의 처지를 뒤돌아보며 인생살이를 더듬어 보기도 한다.

최근에 강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그것을 즐기는 동영상을 공개한 사람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비난을 받고 있다. 술을 마시며 술을 즐길 줄 아는 인간처럼 동물들도 술을 마시고 취하는 것이 가능할까.

스웨덴에서는 가을철에 상한 사과를 먹은 엘크들이 술에 취하여 돌아다니다가 나무에 걸쳐 자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나무두더지는 알코올이 섞인 야자나무 꽃에서 생긴 독한 술을 마시는데도 불구하고 중독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Flory라는 과학자가 수행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사람 닮은 레서스원숭이는 술을 아주 좋아하여 술 취하면 발을 헛디디고 넘어지고 비틀거리고 심지어는 토하기까지 한다고 밝혔다.

술을 많이 마시는 원숭이는 잠에 곯아떨어질 때까지 마시며, 술 마시는 양상도 사람과 비슷하여 혼자 사는 원숭이가 술을 많이 마시고, 하루일과가 끝나는 시간에 술을 많이 마신다고 보고하였다.

강아지는 어떨까. 보통 강아지들은 술 향기에 민감하여 술을 멀리한다. 이러한 강아지에게 술을 억지로 먹여서는 안 될 일이다.

술을 마시는 동물들은 인간처럼 술을 마시면서 자의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채우기 위하여 마시는 것으로 생각된다. 동물들에게 술을 강제적으로 주거나 배고픈 동물에게 먹이 대신 술로 유혹하는 일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래) :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
·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불부회) : 힘차게 흘러 바다에 도달하여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 높고 호화로운 집 거울 앞에서 흰 머리 슬퍼하며
·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 아침에 검푸른 머리칼이 저녁에 눈같이 희어진 것을
·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 인생에서 뜻을 이루었을 때는 반드시 즐거움 누려야 하고
·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 금 술잔을 공연히 달과 마주보게 하지 말라
·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 : 하늘이 내게 주신 재주 반드시 쓰일 것이며
·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부래) : 천금을 다 써버리더라도 다시 돌아오리니
·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락) : 양을 삶고 소 잡아 또 즐기리니
·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 : 모름지기 한 번 마시면 삼백 잔은 마셔야하리라
· 岑夫子丹丘生(잠부자단구생) : 잠부자 단구생이여
· 將進酒君莫停(장진주군막정) : 청컨대 술을 올리려하니, 그대들은 멈추지 말게나
· 與君歌一曲(여군가일곡) : 내가 그대들에게 노래 한 곡 불러주겠네
· 請君爲我傾耳聽(청군위아경이청) : 그대들 나 위해 귀 좀 기울여 들어 주게나
· 鐘鼓饌玉不足貴(종고찬옥부족귀) : 음악과 귀한 안주 아끼지 말고
· 但愿長醉不愿醒(단원장취불원성) : 부디 오래 취하여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
· 古來聖賢皆寂寞(고래성현개적막) : 옛날의 성현군자들은 다 잊혀지고
· 惟有飮者留其名(유유음자류기명) : 오직 술꾼만 이름을 남겼다네
· 陳王昔時宴平樂(진왕석시연평락) : 진왕은 그 옛날 평락궁에서 연회를 가졌는데
· 斗酒十千恣歡謔(두주십천자환학) : 한 말에 만량이나 하는 술을 마음대로 즐기며 놀았다네
· 主人何爲言少錢(주인하위언소전) : 주인이여 어찌하여 돈이 적다 말하는가?
· 徑須沽取對君酌(경수고취대군작) : 바로 술을 사 와서 그대에게 술 따르리오
· 五花馬千金?(오화마천금구) : 오화마 천금구를
· 呼兒將出換美酒(호아장출환미주) : 아이 불러 보내어 맛있는 술로 바꿔오리니
· 與爾同消萬古愁(여이동소만고수) : 자네들과 함께 하며 만고의 시름을 지워보리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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