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인핸드’ 어플 만든 이환희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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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인핸드’ 어플 만든 이환희 수의사
  • 김지현 기자
  • [ 77호] 승인 2016.04.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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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손잡아 준 ‘포인핸드’
 

유기동물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하는 고민일 것이다.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 어플이 있어 환영받고 있다. 바로 유기동물들의 손을 잡아 준 ‘포인핸드’다. 다운로드 수만 20만을 훌쩍 넘은 ‘포인핸드’는 이환희 수의사가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어플이다.

수의사가 개발한 ‘포인핸드’
이환희 수의사는 “매년 8만여 마리의 동물들이 전국 지자체 보호소로 구조되지만, 이 유기된 동물들 정보를 어떻게 얻어야 할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유기동물들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많다”면서 “어떤 경우든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되는 전국의 유기동물 정보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돼야 하는 정보라고 생각해 어플 개발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공중방역수의사로 동물보호소 업무를 하던 당시 유기동물 관리시스템상의 문제를 느끼고 이를 직접 해결하기로 했다는 이환희 수의사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남다른 능력을 보이며 대학 때부터 어플을 개발해 왔던 만큼 필요한 부분을 어렵지 않게 개발할 수 있었다.

‘포인핸드’는 전국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을 쉽고 빠르게 검색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심 있는 동물들을 따로 저장하는 ‘관심동물’ 기능, 특정 지역에 새로운 동물이 들어왔을 때 자동으로 알려주는 ‘실시간 알림’ 기능, 주변에 가까운 보호소를 찾아볼 수 있는 ‘보호소 찾기’ 기능을 비롯해 치료가 시급하거나 입양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는 동물에게 ‘도움벨’을 누를 경우 메인에 노출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또한 동물을 잃어버린 사람이나 배회하는 동물을 보호하거나 목격한 사람들이 정보를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실종동물 정보를 보호소에 구조된 동물과 비교해서 찾아 볼 수 있고, 최근에는 지도와 GPS를 연동해 내 주변의 실종, 보호, 목격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 했다.

최근에는 ‘신고체계 일원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이환희 수의사는 “아직도 배회하는 동물을 발견했을 때 신고체계가 표준화 되지 않아서 정보가 흩어져 등록되고, 제때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아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원화 되지 못한 신고체계를 표준화 한다면 좀 더 신속하게 혼선 없이 주인을 찾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화된 신고체계는 ‘포인핸드’ 페이스북 페이지 상단 고정게시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효과적 유기동물 관리시스템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상에서 ‘포인핸드’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입양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은 유기동물 관리시스템을 효과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잡아 준 ‘포인핸드’의 활용가치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환희 수의사는 “‘포인핸드’의 홍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은 개발 철학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내가 구상하고 만든 제품이 실제로 시장에 출시됐을 때 어떤 이미지로 인식될지, 어떻게 사용될지는 시장에 내놓고 사용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처음부터 불특정 다수에게 앱을 홍보하는 것은 단시간에 활성화를 이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지만, 의미 있는 피드백은 받기 어렵다”면서 “유기동물 관리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봉사하는 10분으로부터 검증 받아 개선해 가면서 어플을 완성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환희 수의사는 일명 ‘린스타트업’ 방식을 이용해 어플의 활용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포인핸드’는 이환희 수의사가 개인적으로 만든 어플이지만, 지금도 정부에서 운영하는 어플로 오해하고, 보호소 운영과 안락사 정책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항의메일을 보내기도 한다고.

며칠 전에도 항의메일을 한통 받았다는 이환희 수의사는 “이런 오해를 받을 때마다 난감하긴 하지만, 덕분에 많은 분들이 동물보호업무의 어떤 부분에 불만이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됐다”며 “주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사진이 흐릿하다는 것과 등록되는 사진이 한 장 뿐이라는 것, 공고기간 이후 보호여력이 있음에도 단순 업무처리로 빨리 안락사 시킨다는 점 등이다. 이런 지적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
이환희 수의사는 ‘포인핸드’에 올라온 유기동물들이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가장 감동적이라고 했다. 이는 ‘포인핸드’의 개발 목적이기도 하다.

“잔뜩 움츠려있던 동물들이 좋은 가족을 만나 마음을 열고, 천사 같은 얼굴로 주인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마치 기적을 목격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며 “개인 블로그에 입양 후기를 올려주시는 분들 덕분에 참 많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번은 이환희 수의사가 보호소에 있을 당시 입양하러온 분이 개발자인지도 모르고 스마트폰을 내밀며 ‘포인핸드’로 전국에 있는 유기동물을 다 찾아 볼 수 있다고 보여준 적이 있다고.

그는 “처음으로 눈앞에서 제가 만든 어플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광경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면서 “제가 개발한 어플을 누군가에게 소개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재밌기도 하고,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환희 수의사는 “어떻게 보면 ‘포인핸드’는 출시된 이래로 단 한 번도 완성형이었던 적이 없었던 셈이다. 지금도 물론 완성형은 아니다”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봉사자분들의 의견을 받고 고민하면서 업데이트를 이어온 결과, ‘포인핸드’가 좀 더 유용한 어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고, 이것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퍼지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포인핸드’에 올라온 유기동물 정보를 공유하고 입양홍보까지 해주며 ‘포인핸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주시는 사용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포인핸드’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은 없지만 유기동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한다는 이환희 수의사.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해 수의사의 길을 선택한 그는 “아직은 부족한 임상수의사로서의 능력을 기르기 위해 배움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포인핸드’를 통해 보호소의 유기동물들을 더 널리 알리고, 입양을 좀 더 편리하게 도와주는 역할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이다.

‘포인핸드(Paw In Hand)’가 사람과 동물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의미하듯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포인핸드’가 그 다리 역할을 끝까지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앞으로 이환희 수의사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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