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수의학과 설립 시도에 청와대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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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수의학과 설립 시도에 청와대 압력
  • 안혜숙 기자
  • [ 97호] 승인 2017.02.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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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청와대 전 현직 고위관료까지 나서” … 수의계 희생양 될 뻔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의과대학 설립까지 연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SBS는 지난 1월 31일 “차병원 그룹이 수의학과 설립을 원하자, 청와대의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나서서 관련 부처에 압력을 넣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정황근 당시 대통령실 농축산식품비서관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전화를 걸어 차의과대학에 수의학과 개설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는 청와대의 전화를 받고 긴급회의를 하는 등 적극적인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렸다.

결국 대한수의사회의 반발로 차병원의 수의학과 설립은 무산됐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을 경우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줄기세포에 사활
차병원은 황우석 사태 이후로 국내 줄기세포 시술을 주도해왔다.
일본 차병원에서는 면역 줄기세포치료가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를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10년 전 황우석 박사가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은 동물 연구에 따른 결과였다. 연구 결과에 대한 논란은 차지하고, 차병원은 수의사들의 동물 연구에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는 자가혈(Platelet Rich Plasma) 시술만 가능하지만, 동물 복제나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지 등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줄기세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차병원이 수의학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의사 인력과잉 심각
그러나 많은 대학들이 반려동물 시장의 확대로 수의학과 개설을 원하지만 인력과잉 공급의 우려로 정부가 설립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직접 나서 차병원의 수의학과를 개설하도록 지시한 것은 대학 학과 설립마저 농단한 제2의 이화여대 사태로 볼 수 있다.

정유라를 위해 교육부와 교수, 학과장이 발 벗고 나섰듯이 차병원을 위해 청와대가 나선 것이다.
이번 차병원의 시도가 진행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청와대의 지시로 끝났는지, 아니면 이를 위해 교육부까지 움직였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또한 차병원이 수의학과를 설립하기 위해 청와대 관계자 등에게 어떠한 로비를 했는지도 반드시 밝혀야 할 부분이다.
수의학과 신설은 단순한 학과 개설문제가 아니라 수의사 인력 과잉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동안 많은 대학교에서 수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해 왔지만 수의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돼 왔고, 기존 수의과대학의 정원 축소 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최순실 사태로 인해 수의계는 또 다른 희생양이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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