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과 경영 “두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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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과 경영 “두마리 토끼 잡는다”
  • 정운대 기자
  • [ 24호] 승인 2014.10.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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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의사 전문화 절실해 … 공급자?수요자 모두 충족
 

전국의 동물병원 수가 4천여 개에 육박하고 있다. 그 중 75%가 반려동물병원이며, 나머지는 산업동물병원과 혼합동물병원 순이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반려동물병원 단독으로는 서울시에 800여개에 달하는 병원이 운영되고 있는데, 수치상으로만 봐도 이미 동물병원은 경쟁 구도에 돌입했으며, 실제로 그 경쟁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무한경쟁시대 돌입한 동물병원 시장
사회 변화와 요구에 부합 … 임상전문화 실질적 도입방안 마련해야

최근 동물병원 수의 급격한 증가로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물병원 임상전문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원가는 이미 전문화?
현재 우리나라 수의사법에는 전문병원, 전문수의사, 전문 의료진 등의 용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동물병원에서의 전문 표기는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제도적인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은데 반해 임상전문화의 필요성과 요구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A원장은 “하루빨리 수의사 관련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같이 스페셜리스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몇몇의 병원에서 OO전문병원 등 전문이라는 단어를 표방하고 홍보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위법으로 현 상황에서는 전문의라는 표기를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홍보방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개원가에는 ‘OOO전문병원’ 등의 문구를 표기한 동물병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전문화 요구가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산업동물 전문화는 진행 중
수의계 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한 인의 쪽에서는 이미 전문의제도가 정착됐고, 그 안에서도 새로운 전문화를 표방하며 무한경쟁시대에 대처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비슷한 개원 패턴을 보이는 치과의 경우도 전문의제를 도입하고, 치주과, 구강외과, 구강내과, 미용치과, 교정과 등 전문의를 표방하며 진료를 하고 있다.
수의계도 이러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이 지난 7월 총 71억원의 자금을 들여 ‘산업동물임상교육 연수원’을 개소하고 소, 돼지, 닭 등의 산업동물 임상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섰는가 하면, 국립축산과학원 에서도 수의대를 졸업한 수의사 중 산업동물 전문수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수의사를 대상으로 가축의 전문적인 진료 및 예방, 방역 등의 이론과 현장 경험을 접목한 교육을 10개월간 실시해 전문수의사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수의계의 전문화는 이처럼 산업동물에 국한돼 있거나 대동물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동물병원을 개원하고 있는 대다수 소동물 임상수의사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료의 질과 수익향상 기여
수의사 1인이 동물병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내과, 외과, 방사선과, 안과, 치과 등 인의의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모든 진료를 해내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대다수 동물병원의 모습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다수의 의사를 고용해 여러 수의임상 진료를 펼치는 병원들이 늘고 있으나, 이 역시도 1인의 수의사가 전과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수의사 수만 늘어난 진정한 전문화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러한 1인 종합병원 형태의 개원 패턴에 대해 진료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보호자의 기대 수준을 맞추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원장은 “진료의 전문성 확보와 함께 장비 및 시설 확충 등의 유지비용 절감차원에서도 전문화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호자들의 임상에 대한 기대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수의계의 변화가 이를 따라 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제는 우리가 실질적 변화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고 피력했다.
전문병원 진료에 대한 만족도는 인의 쪽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인의 쪽에서 일반병원과 전문병원의 환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문병원 쪽이 진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 수준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B원장은 또 “전문병원으로의 전환은 수익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며 “약품이나 재료의 대량구입과 인력의 절감 등을 통해 병원 경영의 원활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필요 장비와 필요 인력만 확충하면 되는 만큼 개업 시 비용도 절감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상수의사 지위 향상도
최근 포털사이트에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카페와 블로그, 동호회 등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수십만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곳도 있다.
문제는 이들이 권력화돼 반려동물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C원장은 “일부 카페 회원들의 경우 수의사들 보다 회원 간에 주고 받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수의계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자, 수의사의 권위 문제”라고 성토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 중 상당부분이 동물병원이 전문화 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K씨도 “동물병원도 전문화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비성형외과 의사한테 성형수술 받는 기분처럼 못미더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호자들이 수의계를 신뢰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전문화는 수의계의 권위를 격상시키는데도 필수적이다.

동물병원의 전문화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일부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의계의 한 관계자는 “동물병원의 전문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현실적으로 바로 시행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전문화에 앞서 전문가에 걸 맞는 교육이 필요한데, 우리는 아직 그런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못하고, 전문화의 방향도 너무나 다양해 모두를 충족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가 변하는 만큼 그 변화에 부합해 수의계도 변해야 한다. 전문화를 통한 변화가 수의사들의 지위와 권위를 보다 격상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전문병원의 필요성은 보호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임상수의사들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만큼 일선 개원가를 포함한 수의계 모두가 전문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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