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나레브스키의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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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나레브스키의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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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86호] 승인 2020.10.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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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남극의 여름에 펭귄의 생태와 질병조사차 킹조지섬 바톤 반도에 있는 세종기지에 다녀온 적이 있다.

세종기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2km 거리에 있는 나레브스키 포인트는 총 면적 약 1km2이며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2,300여 쌍의 턱끈펭귄과 3,300여 쌍의 젠투펭귄 집단번식지가 형성되어 있다. 

해안에 근접한 암벽 지역에는 턱끈펭귄이 높은 밀도로 분포하는 반면, 젠투펭귄의 번식지는 육지 안쪽으로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가끔 몰아치는 블리자드 때문에 밖에 못나갔지만 기온은 그리 차지 않아 보름에 걸쳐 세종기지에서 나레브스키 포인트까지 매일 걸어가서 펭귄 새끼의 사체를 수거하였다. 

대부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펭귄들이었는데, 어미가 갈색 도둑갈매기로부터 사체를 지키고 있었다. 갈색도둑갈매기가 펭귄의 알과 사체를 채가려고 하면 근처에 있던 펭귄들과 싸움이 일어난다. 가끔 성숙한 펭귄의 신체 일부가 보이기도 하였으나 도둑갈매기가 모두 먹어치운 뒤라 온전한 성숙펭귄의 사체는 찾기 힘들었다. 

나레브스키 포인트에서 번식이 확인된 조류는 턱끈펭귄, 젠투펭귄을 비롯하여 갈색도둑갈매기, 남방큰풀마갈매기, 칼집부리물떼새, 남방큰재갈매기, 남극제비갈매기, 윌슨바다제비, 검은배바다제비 등 총 9종이다. 

그 외에도 번식은 하지 않지만 남극도둑갈매기, 아델리펭귄, 마카로니펭귄, 남극가마우지, 남극풀마갈매기, 알락풀마갈매기 등의 조류도 찿아 오며, 눈위에서 남극털가죽물개, 웨델해표 등의 포유류가 집단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보였다. 

 

야생동물집단에서 풍토병으로 발생하는 전염성 질병은 집단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인으로서 특정 보호구역의 생물 다양성과 과학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이고도 심도 있는 질병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나레브스키 집단 서식지에서의 조류 및 포유류 질병발생 현황이나 사망률 등에 대한 보고가 전혀 없어서 매일 20여 마리씩 확인되는 펭귄 사체의 사망 원인이 궁금하였다.

턱끈펭귄과 젠투펭귄 새끼의 사체를 부검해 보니 위 내에는 음식물이 가득 차 있었다. 영양상태가 좋은 것을 보면 먹이 때문에 사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PCR 검사에서도 특정 병원체가 확인 되지 않았다. 모든 개체에서 보인 특징은 폐에 심한 충혈이 관찰되어 사망원인이 심혈관계로 추정하였다. 

한편 성숙한 펭귄의 혈청 내에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조사하기 위하여 펭귄 성체로부터 채취한 혈액에서 혈청을 분리하여 혈청 검사를 한 결과, 뉴캣슬병 바이러스,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살모넬라가 각각 양성 반응을 보였다. 

성숙한 펭귄은 암수가 교대로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나간다. 나레브스키의 턱끈펭귄이 먹이활동을 위해 해상에 체류하는 시간은 약 11시간으로, 이동거리는 최소 23.8km에서 최대 133.8 km에 이른다고 한다. 먹이를 먹고 먼 길을 돌아와서 토하여 새끼에게 먹이를 준다.

힘들게 먹이를 구하여 돌아오는 펭귄을 잠시 붙잡고 혈액을 채취하는 것이 미안하였지만, 옆에서 신속하게 보정하고 도와준 연구원 덕에 정확이 1ml씩만 채혈하여 검사하였다.

올해는 COVID-19 때문에 남극으로 가는 하늘길이 전면 봉쇄되었다. 남극에 가려면 제한된 인원이 아라호 쇄빙선을 타고 가야 하니 남극 연구가 아주 어렵게 되었다. 남극의 창백한 푸른빛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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