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병원들이 리모델링, 증·개축 및 확장 이전 개원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인의 병원 못지않은 병원 투자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다.
동물병원의 장비 투자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병원 확장 이전까지 하는 것은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이다.
여기에는 사람 병원 못지않게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하는 보호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보호자들 사이에 “진료비가 싼 동물병원을 찾고 있어요”라는 말은 어느 순간 사라진지 오래다.
규모 있는 병원에선 대세로 자리 잡아
지난 2001년 개원해 국내 대형 동물병원의 선두주자격인 ‘로얄동물메디컬센터’ 본원(대표원장 정인성)은 최근 이전공사를 마치고 신축 확장 개원했다. 중증 고난도 난치질환을 심도 있게 치료하고, ‘중재적시술센터’와 ‘동물암치료센터’를 운영해 환자 맞춤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동물병원 브랜드 네이밍을 확고히 자리잡은 ‘VIP동물의료센터’(대표원장 최이돈)는 지난해 6월 ‘고양이센터’를 리뉴얼 확장 오픈한 데 이어 올 3월에는 ‘반려동물암센터’를 오픈했다. 고양이센터는 보호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연 치유와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반려동물암센터는 보호자와 함께 할 수 있는 항암치료실을 별도로 마련해 환자의 안정과 치료 효과를 극대화했다.
‘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신사경’은 지난 1월 기존의 VIP 한방·재활의학센터에서 독립해 개인 동물병원으로 인허가를 받고, VIP 청담점 7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여기에는 운동치료실을 비롯해 수중치료실, 엑스레이실, 한방재활치료실 등이 설치돼 있다.
서울 송파구와 양천구에 위치한 동물병원인 샤인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윤용석)와 우리들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이규석)도 최근 확장 이전하며 더욱 쾌적한 치료환경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병원 내 고양이, 치과, 외과, 안과 전문센터들이 독립해 특화된 전문병원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병원들도 리모델링·확장 추세
대학병원들도 리모델링 및 확장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5월 건국대 동물병원(병원장 윤헌영)은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의료진과 연구진이 최상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기존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했다.
충북대 동물병원(병원장 김근형), 경북대 동물병원(병원장 권영삼)은 신축을 추진 중이고, 제주대 동물병원(원장 윤영민)도 증·개축을 추진하고 있는 등 병원 투자에 한창이다.
본질은 사람에 대한 투자
동물병원들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의 투자 방식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MRI, CT, 내시경 등 병원 장비 구입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인 만족감을 높일 목적으로 시설을 전면 리모델링 혹은 확장하는 것이다. 나아가 사람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녹아 있다.
최이돈(VIP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은 “엄밀히 말하자면 그 시설을 이끌어 갈 사람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시설을 계속 확장해 나가면서 수의사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집을 지어주는 것이 VIP의 방식”이라면서 “시설을 꾸려나가는 사람이 가장 큰 핵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샤인동물메디컬센터 측은 “병원 확장 이전을 하면서 대학동물병원 급에서만 볼 수 있는 마취과 전공의를 영입했다. 새롭게 신설한 ‘안과전문센터’에서는 서울대 수의안과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베테랑 안과 원장님이 진료와 수술을 집도한다”고 밝혔다.
일선 동물병원들의 통 큰 투자가 계속되는 요즘, 이러한 흐름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