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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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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승인 2015.07.30  13: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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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에 고든 갤럽은 동물들도 자아를 인식하는지 증명하기 위해 거울을 이용하여 실험을 하였다. 영장류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어떠한 반응을 하는지 관찰한 실험이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하여 자기인식을 한다고 생각되는 동물들은 현재까지 침팬지, 돌고래, 까치 등이 알려져 있다.

반면 고릴라, 지본 같은 유인원이나 마카키 같은 원숭이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동물들은 거울 속에 비친 자기모습을 인식하지 못한다. 고릴라나 원숭이는 침팬지와는 다르게 거울속의 비친 자기 자신을 다른 동종의 동물이라고 생각하여 공격 자세를 취한다. 

개의 경우는 시각보다는 후각에 많이 의존하여 개체식별을 하는데, 거울에 비친 자기에 대하여 후각으로 구분할 수는 없기에 거울속의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다. 소형 유인원들은 자기의 몸치장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털에 표시된 마크를 지우려고 하지 않는다. 

갤럽은 거울을 본적이 없는 사춘기전의 암수 각각 2마리의 침팬지를 이용하여 거울속의 자기인식시험을 하였다. 침팬지에게 거울을 보였을 때 처음에는 거울속의 자신에 대하여 위협하는 자세를 취하였다. 그러다 거울을 보고 자기의 몸을 치장하기 시작하였는데, 거울이 없었을 때는 하지 않았던 부위까지 몸치장을 하거나 코를 후비거나 또는 표정을 짓는 행위를 보였다고 하였다.

갤럽은 이러한 관찰을 근거로 한 가지 실험을 생각해 내었다. 그것은 침팬지를 마취시켜놓고 냄새와 자극성이 없는 염료를 눈썹에 칠해놓고 침팬지가 깨어났을 때 거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마취에서 각성된 후 침팬지에게 거울을 보여 주었을 때,  염료가 칠해 진 부위를 침팬지가 만진 빈도는 거울을 보여주지 않았을 때 보다 10배 더 많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보면 침팬지는 거울속의 자신을 처음에는 다른 침팬지로 보고 공격하는 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다가 그 후 거울 속을 탐색하고(거울 뒤로 가서 살펴보고), 반복적으로 거울속의 자신을 확인한 다음에 결국은 그것을 투영된 자신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 자기를 인식하는 것일까? 6~12개월 령의 아기들은 거울속의 자신을 다른 아기로 생각하고 놀기도 한다. 그러다가 18개월 령 쯤 되면 거울속의 자기를 알아보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동물들과는 다르게 일찍 자아를 느끼고 자신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되는 반면에,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집을 사고 학문을 이루고 사업에 성공하는 것이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스리랑카의 외딴지역에서 병든 동물을 대상으로 수의료 봉사를 다녀온 한 학생에게, 매년 몇 개의 선물을 준비하여 누구에게 주는가를 질문하였다. 그 학생은 부모님과 형제 그리고 친구를 생각하더니 30~40개 정도의 선물을 준비한다고 하였다. 그 많은 선물 중에 자기 자신에게 주고자 산 선물은 몇 개인지 그 학생에게 재차 물었다. 물론 한 개도 없다고 대답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은 생각하지도 못하면서 남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데 고민을 하고 있다. 자기도 남들과 같은 하나의 개체로서 남에게 준 그 이상의 선물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되는데도 말이다.

맹자는 묵자의 겸애(兼愛)설과 달리 차등애(差等愛)를 주장하며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였다(친친인민애물:親親仁民愛物).

수의사는  동물의 진료를 하면서 동물의 건강을 위하여 많은 힘을 쏟는다. 친친인민애물로 말하자면 자기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異國의 동물에게까지 헌신의 사랑을 베풀고 있는 박애주의자들이다. 그러나 수의사들은 남들에게 베푸는 만큼 자기 자신을 존중해주는 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자기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수의 업무를 수행할 때 조직이 더 튼튼해지고 사회와 동물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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