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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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
  • 김지현 기자
  • [ 126호] 승인 2018.04.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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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조 시장으로 전망됐던 반려동물산업이 2027년이나 돼야 6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애초 전망보다 7년이나 늦춰진 셈이다. 그동안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결과다.

지난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국 만 20~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반려동물 사육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산업은 연평균 14.5%씩 성장해 지난해는 2조가 넘는 2조3,322억을 기록,  2020년에 6조원을 달성하려면 매년 70%씩 성장해도 모자란 상황이다. 이런 성장세라면 지금부터 9년 후인 2027년이 돼야 6조 시장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려가구 수도 전국 1,952만 가구 중 29.4%에 해당하는 574만 가구로 조사 돼 아직 반려인구가 3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번 반려동물 연관 산업 발전방안 연구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수요와 연관 산업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산업 발전이 이 속도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장애요인으로 미흡한 법과 제도를 들었다.
개선과제로는 진료비 과다 책정과 동물병원별 심한 진료비 편차를 꼽았으며, 관련 자격증 난무와 체계적인 관리 부족, 신규 업종에 대한 시설과 관리기준 미흡 및 반려동물 사료관리법의 부재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법 개정에 앞서 필요한 각 분야별 육성 방안도 제시했다. 수의·보건 분야의 경우 △표준의료수가제 도입 △동물간호복지사 제도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를 꼽았다.

표준의료수가제의 경우 수의사에게는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의료와 마찬가지로 수의료의 특성상 수가를 획일화 시킬 수 없으며 설사 표준수가를 정한다고 해도 편법이 난무하거나 수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표준의료수가제를 소비자 입장에서만 접근한다면 이런 우려는 수의사의 밥그릇 지키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만큼 좀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아울러 동물등록제 확대와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는데, 보험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표준수가 보다도 수가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합리적인 수가가 유지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사료산업 분야 방안으로 제시한 반려동물 사료법 제정과 국산원료 공급체계 구축 및 국산사료 경쟁력 강화 방안은 환영할 일이다.
반려동물시장은 아직도 국산보다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이다. 의료분야를 보더라도 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수입제품을 넘어선 지 오래다. 반려시장 역시 국산이 더 경쟁력 있는 시기가 올 것이고 생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국산제품이 보호자들로부터 경쟁력을 갖는다면 반려시장 또한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농촌경제연구원 발표 자료에서 보듯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매년 14.5% 성장에 불과하고 6조 시장 전망도 9년 후인 2027년에나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의업계 성장 속도는 외부에서 볼 때 눈부시게 빨리 발전하는 곳이다. 올해 동물병원 매출이 1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성장 속도가 연 33%로 가장 빠른 편의점을 제외하면 국가 경제 성장률이 3%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수의계는 블루오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는 것과 내부에서 느끼는 온도 차는 분명히 크다. 그럼에도 다른 분야보다는 성장률이 높은 시장인 만큼 비록 체감은 하지 못할 지라도 이런 성장세라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노력은 해 볼만 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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