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식용개의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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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식용개의 차별
  • 개원
  • [ 211호] 승인 2021.1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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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의사가 개식용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개는 소나 돼지 같은 식용을 전제로 기르는 가축과는 다른 반려동물이라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을 꺼내었다.

그러자 친목 모임에 참석한 한 사람이, 허약한 환자에게 개고기는 훌륭한 단백질원이고, 소화 흡수도 빨라 환자의 건강 회복에 좋다고 하였다. 건강에도 좋으며 특히 맛도 있어서 허약한 환자에게 개를 식용으로 권할 때도 있다며 수의사에게 개를 식용으로 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러자 수의사는 “개는 몸이 불편하면 동물병원에 와서 수의사에게 진료와 치료를 받는 환자인데, 고통을 구해주고 살려준 환자를 수의사가 어찌 잡아먹을 수 있단 말인가? 의사라면 환자를 그렇게 대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반문하였다. 


개식용 반대의견에 대해 개를 먹는 사람들은 소와 돼지, 닭은 먹으면서 왜 개는 먹으면 안 되는지 반문을 한다. 그리고 개를 먹지 말자는 것은 식용동물을 개와 차별하면서 종차별을 반대하는 의견을 거스르는 것이 아닌지 되물어 본다.

세상에는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 성별·연령·인종·장애·종교·성적지향·학력과 같은 면에서 많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평등이라는 이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각종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계속 발의 중이며 국회에서 이에 대해 논의해오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성차별과 인종 차별이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여성들이 다시 핍박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어린아이들이 노동을 착취당하고 소수민족이 탄압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세계의 인권단체들이 노력하고 있으나 권력과 힘의 균형에 따라 차별은 존속되거나 폐지되는 중이거나 폐지되기도 한다. 

소 돼지 닭을 지금 바로 잡아먹지 말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 반려동물인 개를 잡아먹지 말자고 하는 의견에 대하여 그동안 개를 식용으로 하였던 아시아의 일부 국가와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같이 살아본 사람들은 특히 그러한 생각에 동의한다. 개가 보여주는 행동과 개가 느끼는 고통이 사람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소와 돼지와 닭도 개와 다를 바 없다. 종은 다르지만 개와 돼지, 소, 닭이 고통에 대해 보이는 반응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은 농장 동물이 반려동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농장 동물도 더 이상 먹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차별이 존재하지만 그러한 차별을 바로 폐지할 수 없는 상황처럼 동물성 단백질을 지금부터 바로 먹지 않을 수는 없지만, 반려동물인 개부터 시작하여 점차 다른 동물의 식용까지 그만두도록 노력해가는 모습이 사람들 사이에서 여러 종류의 차별을 하나씩 폐지해 나가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에 항상 등장하는 동물보호 공약이 있다. 올해에는 개식용 문제에 대하여 후보들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어떤 후보는 개식용을 금지하겠다고 하였고 어떤 후보는 ‘식용 개와 반려용 개는 따로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후보들의 입장 차이는 선거 전략으로서 유권자들의 표심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수의사의 관점에서 대선주자들이 생각하는 동물복지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른 길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식용으로 번식된 개 농장에 가서 개를 구출하고 해외에 입양시켜줄 때 수의사 관련 단체에서는 아직도 개를 축산동물로 생각하며 침묵만 하고 있을 것인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500만 명이며, 이미 반려동물로서 개와 고양이는 사람들의 친구로서 살아가고 있다. 수의사 단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개식용 반대를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도록 개식용 문제를 종식 시킬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수의사 단체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견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박재학 교수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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