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③] 『단정한 자유(천지윤 ­著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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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③] 『단정한 자유(천지윤 ­著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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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22호] 승인 2022.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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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키워드 ‘단정함’과 ‘자유로움’

멋진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인간사에서 큰 기쁨 중 하나이다. 
북 토크 현장에서 실제 저자 천지윤을 만나보니 출판사에서 왜 책의 표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제목은 또 왜 단정한 자유인지 이해가 되었다. 

흑백의 단아하면서 여백의 미가 있는 작가 자신의 뒷모습을 주제로 한 표지에서 얼른 알아챌 수 있는 느낌이 책을 읽으면 점점 더 진하게 다가온다. 

천지윤은 오랫동안 연주 활동을 해온 해금 연주가이자 후학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본인을 연주자로 불러주기를 바라는 그이지만, 북 토크 때 그는 자신을 이제 작가로 불러도 좋다고 하였다. 그만큼 본인이 쓴 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동의한다. 

개인적으로 작가를 잘 알지 못하지만 출판사가 이 책을 소개한 글에 의하면 작가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여행, 글쓰기, 소셜미디어 활동 등 다양한 자기표현을 통해 사람과, 사회와 소통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두 가지 키워드로 ‘단정함’과 ‘자유로움’을 들었다.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을 ‘단정한 자유’로 정한 까닭일 것이다.

책은 전부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파트의 소제목이 흥미롭다. 
자신이 예술가로서 길을 걷게 된 배경과 과정을 연주를 위해 다녔던 다양한 종류의 여행과 엮어서 마치 인생의 여정을 읊듯이 써내려 나간다. 

국내 일부를 포함, 연주를 위해 방문한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도시에서의 경험을 순례길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는데 그 기록이 수십 군데이다. 

그리고 각 장소에 대한 작가의 회상은 하나하나 모두 다른 색을 보이고 있어 필자에게는 작가가 그렇게 여러 도시를 가보았다는 사실보다 오히려 나도 이렇게 맛깔나게 다양한 색을 나열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작가의 순례길에서 특별하게 생각나는 장소를 굳이 하나 골라본다면 책 79페이지의 호주 다윈 밀림에서 수영하기인데, 호주에 오랫동안 살아본 필자도 못 가본 곳에서 연주도 하고 밀림에서 수영도 해보았다는 저자가 부럽게 느껴진다.

해금 연주가답게 책의 후반부 상당 부분은 해금이라는 악기와 이를 사용한 연주에 대한 소개와 기록이다. 

감자비에서 시작해 말총까지 해금을 구성하는 각각의 부분들에 대한 설명은 순례길에서 느꼈던 소녀와 같은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아 맞다, 이분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셨지”라는 생각이 날 만큼 마치 해금을 머리에서 그릴 수 있도록 잘 묘사하고 있다. 

이후 해금을 이용한 연주에 대한 사료(史料)의 기술은 마치 한 편의 학술논문을 읽는 듯하다.

책의 마지막 364~365페이지에 이르러서는 작가의 10대 시절부터 현재까지 인생의 주요 이벤트가 연표로 제시되어 있다. 

출판사와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일생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제시한 도표가 일년을 뜻하는 365페이지에서 마무리된다는 것 또한 이 책을 마무리하기까지 독자에게 의미를 심어주는 듯했다.
 



노상호 수의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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