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캣맘 무리한 할인요구에 수의사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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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캣맘 무리한 할인요구에 수의사들 ‘속앓이’
  • 이준상 기자
  • [ 225호] 승인 2022.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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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정신건강 빨간불…정신적 문제 상담 프로그램 필요성 제기

“가격 할인 요구하는 캣맘들 많죠. 배려하는 마음으로 할인을 해주면 다른 동물병원과 비교하면서 더 깎아달라는 분도 계세요”

일부 캣맘들의 지나친 진료비 할인 요구로 개원의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다른 동물병원과 진료비를 비교하고, 더 나아가 악성 댓글까지 다는 캣맘들이 야속하다는 입장이다.

A 동물병원 원장은 “길고양이를 구조해오면 20% 정도 진료비 할인을 해준다”며 “호의에 고마워하는 캣맘들 대상으로 기분 좋게 진료를 하고 있지만, 일부 미수금을 남기려는 캣맘들을 보면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D 동물병원 원장은 “길고양이 구조는 좋은 일이고 당연히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도 “무리한 요구를 해서 상당히 난감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모든 캣맘이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의 캣맘들에게는 불만이 없는데 일부 극성 캣맘들이 문제”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일부 극성스런 캣맘이 내원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수의사들은 치료를 거부할 수만은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비판글을 올리게 되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상수의사들은 업무 특성상 아픈 동물의 죽음을 직면하는 경우가 잦고, 안락사를 수행하는 등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와 비교했을 때 열악한 직무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캣맘들의 무리한 진료비 할인 요구와 진료행위에 대한 간섭까지 이어지며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수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임상수의사 1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이 중 17%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6년 베를린 자유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2020년 미국의 동물약품 제조사 Merck Animal Health가 진행한 연구를  봐도 수의사는 일반 성인보다 2.1배 더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자살 시도는 2.7배나 많았다. 

수의사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수의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관리하기 위해 개인·집단 상담프로그램이나 마음챙김, 인문학 프로그램 등이 요구되고 있다.

호주수의사협회(AVA)는 수의사 회원들에게 정신건강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우울, 불안이나 중독, 자살 문제 상담까지 진행한다.

아직까지 국내는 협회나 학회 차원에서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지 않은데, 최근 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인문학 강의를 진행하며 정신적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측은 “수의사들을 정신적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며 “수의사들에게 힘이 되는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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