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의 블로그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개원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오직 진료로만 성공을 추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돌입하자 동물병원들은 제2의 홈페이지로 블로그를 적극 활용해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마케팅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특히 블로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마케팅 트렌드에서 차별화된 활용성으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다양하고 많은 양의 정보 전달 가능해
본지가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상위 50개소에 해당하는 동물병원들의 블로그를 조사한 결과, 블로그를 통해 제공하는 내용은 크게 △동물병원 의료진 및 시설 소개 △과목별 진료 증례 △반려동물 건강 상식 △호텔·미용 등 기타 서비스 총 4가지로 나타났다. 블로그에 포스팅한 게시물은 키워드 검색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다른 마케팅 방법과는 다르게 많은 양의 텍스트와 사진, 동영상 등이 영구적으로 기록된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실제로 많은 보호자들이 동물병원 선택 시 블로그 검색을 통해 병원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블로그는 다른 SNS보다 더 큰 영향력과 쉬운 접근성을 지니고 있다.
일산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 A 대표원장 은 “블로그를 보고 찾아오는 보호자들이 꽤 많다”면서 “블로그는 동물병원 개원 시 가장 기본적인 마케팅이다보니 개별 담당자가 있는 병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행동 및 응급상황 포스팅도 인기
다양한 블로그 포스팅 중에서도 유독 많은 인기를 끄는 것은 과목별 진료 증례다. 진료 증례 포스팅은 병원마다 내용과 유형이 다양하다. 환자의 이름, 사진, 나이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내원 시 증상과 치료법 등을 짧게 설명한 간단한 유형도 있는가 하면 진단 영상, 혈액검사결과지, 사용한 의료기기, 수술 장면까지 자세히 보여주는 유형도 있다.
진료 증례 포스팅 중 보호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질환은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노령동물에게 발생할 수 있는 ‘슬개골 탈구 및 십자인대 단열’과 각종 ‘종양치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또한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이 단순히 교육이나 훈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 의학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행동클리닉 증례와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호흡곤란, 혈구토 등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법을 제시하는 포스팅도 높은 인기를 나타냈다.
과도한 증례 내용 경계선 지켜야
이처럼 많은 동물병원에서 블로그를 통해 과목별 진료 증례를 게시하고 있는 수의계와 달리 메디컬은 진료 증례를 온라인상에서 자세히 소개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의료법이 환자의 치료 경험담을 공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비의료인의 게시물이 일반인의 진료를 유도할 의도 또는 효과가 있거나 의료기관과 의사의 명칭을 특정할 수 있고, 전문적인 의료행위 내용을 포함할 경우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수술 장면 노출 또한 의료법 56조(의료광고의 금지) 2항에 따라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 시술 행위나 수술 장면 등 직접적인 노출을 금하고 있지만, 수의사법은 이러한 조항이 없어 수위 조절 없이 수술 장면을 적나라하게 올려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이에 동물병원 광고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법제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동물병원이 자체적으로 경계를 지키며 블로그 마케팅을 이어나가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