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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군자삼락(君子三樂)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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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승인 2015.04.02  13: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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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는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고 동물방역과 공중보건의 향상에 기여하는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이다. 수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동물을 기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졸업 후 제약회사에서 일할 경우나 또는 공무원이 되더라도 기본 진료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대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각 대학에서는 그러한 기본 진료기술을 정의하기가 어렵고 교육시키기도 만만치 않다. 진료대상 동물은 애완동물부터 축산동물 야생동물 실험동물에 어류까지 다양한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 모든 동물에 대한 진료 방법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또한 OIE에서 수의사의 역량에 대하여 정의하였듯이 기본 진료기술 이외에도 수의대 졸업과 동시에 동물방역과 보건 분야에서도 수의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육년제 학사과정을 이수하는 의학이나 치의학의 경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다양한 의료기술을 교육하지만 수의학에서는 애완견에 대해서만 깊은 지식을 교육시킬 수만 없는 실정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기본 진료기술은 각 나라마다, 또 각 대학마다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다양하다. 수의학교육인증원의 인증을 최초로 받은 제주대의 임상역량의 기준은 서울대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이와 같이 기본이 되는 진료기술조차 통일된 기준이 없는데 진보된 임상진료기술에서는 각 대학마다 그 차이가 현격하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수의과대학에서 교육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수요자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의과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각각의 수의과대학이 홍보하는 내용을 보고 지원한 학생들이다. 그 홍보에서 수의학은 동물의 진료뿐만 아니라 공중보건, 인수공통질병 및 생명공학을 선도하는 분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한 홍보를 보고 지원한 학생들에게 6년 동안 한쪽으로만 치우친 임상교육을 전개한다면 학생들인 수요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4년제 수의학이 6년제로 전환한지 벌써 17년째 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예과를 1년 더, 그리고 전공을 1년 더 연장하는 교육을 해왔지만 임상에서 질적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것은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대책으로서 최근에는 예과과정 중에 전공교과목을 강의하고, 전공과정에서는 더 많은 임상교육을 치중하려는 대학도 있다. 반면, 대학원과정과 연계되는 공중보건이나 소나 돼지, 닭, 그리고 실험동물 같은 축종에 대한 교육과정은 소홀해지고 있다.

이러한 공중보건이나 산업동물, 실험동물 등에 대한 전문교육과정은 기본 진료기술을 가진 수의사가 졸업 후에 선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 수의사가 되려는 학생들에 대한 경제적인 뒷받침이 안 되어 있고, 또한 남학생의 경우는 병역의 긴 과정이 있어서 졸업 후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은 기본 임상교육만 수강하고 졸업하여 소동물 임상수의사의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수의학에서 활동해온 식품위생, 인수공통질병관리, 신약개발연구에 투입할 인적 재원은 점점 줄고 있다.  이러한 현실과 괴리가 생기게 된 교육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각 대학은 OIE나 세계수의사회 또는 한국수의학교육인증센터에서 제안한 기본 수의학 교육프로그램을 따라 교과과정을 재설정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수의학에서 수행되어온 많은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수의사가 적시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각 대학은 각각의 특성에 맞게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할 것이다.

6년간의 수의학 과정 중에 이러한  모든 교육과정을  해결해야 한다.  예과과정에서 전공과목을 잘 교육시키고 전공과정 중에 필수 기본진료기술과 선택 과목을 병용시킨다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기본진료기술을 미국의 임상에 치우친 교육수준으로 가르치거나 또는 기본진료기술을 소홀히 하면서 생명공학이나 기초의학만 학생들에게 강조한다면 이는 모두 過猶不及(과유불급)으로서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의학 교육과 거리가 먼 것이라 생각된다.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 기회를 부여하여 그동안 수의계에서 수행해온 업무가 지속되면서 또한 동물뿐만 아니라 인류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수의학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교수의 임무일 것으로 생각된다.

맹자(孟子)는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 중 세 번째 즐거움은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그들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군자가 자기 자신을 가지런하게 하여(修己) 호연지기(浩然之氣)로 올바른 길(道)을 영재에게 교육시키기는 것이 바로 그 세번째 즐거움이다. 즉, 영재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것이 즐거움이 아니고, 군자가 그동안  수양한 길(道)를 영재에게 전하는 것이 진실된 즐거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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