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Ⅲ] 수의사 진료 주권 지키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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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Ⅲ] 수의사 진료 주권 지키기 전략
  • 손지형 기자
  • [ 313호] 승인 2026.02.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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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행위 법·제도 내 온전히 보호 받아야”
  법·정책·기록·시스템·사회적 소통 맞물려야 비로소 수의사 진료권 완결돼

동물용 의약품을 둘러싼 처방권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약국 판매 예외 규정, 온라인 유통 확대, 정부의 처방대상 품목 조정 논의까지 맞물리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이 논쟁의 본질을 직역 갈등이 아닌 진료 주권의 문제로 규정한다.

단순히 처방권을 주장하는 것을 넘어 수의사의 진료 행위가 어떻게 법과 제도, 시장 속에서 온전히 보호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진료 주권은 권리 아니라 책임의 연속선
대한수의사회는 수의사의 진료 주권을 처방전 발행 여부로만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진료 주권이란 진단, 치료계획 수립, 약물 선택과 용량 결정, 부작용 관리, 추적 관찰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의료 행위 전체를 의미한다. 이 연속성이 무너질 때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는 존재는 결국 동물과 보호자다.

현행 제도에서는 일정 범위의 동물용 의약품이 약국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허용돼 있지만, 문제는 이 예외가 진료 행위와 분리된 채 확대·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의계는 약국 판매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진료 개입 없이 이루어지는 의약품 사용이 반복될 경우 오남용과 책임 공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법과 정책, 방어태세서 설계 단계로 
그간 수의계의 대응은 주로 사후적이었다. 제도 변화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직역 침해를 주장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처방대상 품목의 합리적 확대, 동물용 의약품 분류 기준의 재정비, 진료-처방 연계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수의사회는 정부·국회·유관 단체와의 논의에서 수의사 처방이 개입되는 구조 자체를 제도 안에 명확히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특정 직역의 권한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동물 의료의 안전성과 책임 구조를 분명히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설명이다.
 


주권 증명하는 진료기록
진료 주권을 지키는 또 하나의 축은 실무다. 아무리 제도가 정비되더라도 현장에서 진료와 처방의 연관성이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면 수의사의 전문성은 쉽게 평가절하될 수 있다. 

따라서 진료기록과 처방 시스템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진단 근거, 약물 선택 사유, 용량 결정 과정이 체계적으로 기록될 경우 이는 단순한 행정 문서가 아니라 수의사의 판단을 증명하는 의료 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처방전 위변조 방지, 사후 분쟁 대응, 정책 논의에서의 근거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데이터화는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보호자와 소통, 가장 강력한 예방 전략
마지막 축은 시장과 사회를 향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보호자들이 약국 구매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빠르고,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기 때문이다. 
수의계는 이 흐름을 비난하기보다 왜 진료를 거친 처방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약물 오남용 사례, 장기적 건강 리스크, 진료 기반 처방의 장점을 보호자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권한 주장이 아니라 신뢰 구축의 문제다.
또한 보호자 교육 콘텐츠, 공익 캠페인, 표준 설명 자료 등을 통해 진료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수의사 진료권 동물의료 안정성과 직결
처방권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수의사의 진료 주권이 단순한 직능 보호 차원을 넘어 동물의료의 안전성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법과 정책, 기록과 시스템, 사회적 소통이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진료는 완결성을 갖는다. 대한수의사회는 이 논쟁의 종착점을 누가 약을 파는가가 아니라 누가 책임지는가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책임의 중심에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수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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