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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동물과 오상(五常)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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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승인 2015.07.16  1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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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릴 적부터 고기와 계란을 먹고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생활용품을 사용해왔다. 또한 우리가 복용하는 대부분의 의약품은 동물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것들이다.

동물들에게 그 많은 고통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가지려는 사람들의 갈등에 대하여 동양에서는 사람들이 어떠한 시각으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보아 왔을까?

맹자(孟子)는 동물과 사람은 다른 것이 별로 없다고 하였다. 다만 오상(五常)인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유무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그 차이를 유지하지 못하여 동물과 차이가 없게 되지만, 군자는 그 동물과 차이나는 오상(五常)을 잘 보존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하여 상당한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조선조 중기에 이간(李柬, 1677-1727)은 사람과 동물이 다르고, 사람들 상호간에도 서로 다른 것은 기질의 차이일 뿐, 이(理)를 이루는 태극(太極), 천명(天命), 오상(五常)은 사람이나 동물이 같다고 생각하여 본연지성(本然之性)의 입장에서 사람과 동물의 같은 점을 강조한 인물성동론을 주장하였다.

반면 동시대의 한원진은 이(理)는 태극(太極)과 천명(天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람과 동물에서 이(理)는 같으나 기(氣)인 오상(五常)은 사람에게는 있지만 동물에게는 없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의 본성은 다르다고 하였다.

이러한 논쟁을 살펴보면 동물과 인간은 하나의 생명체로서 감각과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듯이 생각되면서 또 한편으로는 오상(五常)을 가지지 못한 점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오상에 대한 유무를 고려하면서도 사람들은 동물에 대한 불쌍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의 춘추시대의 晏子에 대한 기록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경공의 사냥개가 죽자, 경공이 개에게 관을 마련해서 제사를 지내주도록 하였다. 안자가 간언하자 경공이 말하기를, “그저 좌우 신하들과 웃자고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안자가 말하기를, “세금을 거두어 백성에게 되돌려 주지 않으면서 좌우 신하들을 웃게 하시다니요. 불쌍한 사람들이 굶주리는데 죽은 개에게 관을 쓰고 제사를 지내면 틀림없이 임금님을 원망할 것이고, 제후들이 듣는다면 우리나라를 경시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경공이 바로 주방장에게 개를 요리하게 하여 조정의 신하들을 회식시켰다. 경공은 자기의 애견에 대하여 불쌍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제사를 지내고자 하였던 마음이 있었을 것으로, 신하들과 웃자고 하는 마음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것으로 짐작 할 수 있다.

예기(禮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다. 공자의 개가 죽자 공자는 그것을 묻어주게 하면서 말씀하기를, “낡은 휘장은 말을 묻을 때 쓰고, 낡은 수레 덮개는 개를 묻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가난하여 수레 덮개가 없으니 개를 묻을 때  방석을 깔아주어 그 머리가 흙속에 빠지지 않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동물에 대한 불인지심(不忍之心: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의 마음이 예로부터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동물에 대한 배려도 우리 인간사회의 근본이 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출발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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