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본 수의계] “도대체 개는 왜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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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본 수의계] “도대체 개는 왜 키우나”
  • 강수지 기자
  • [ 244호] 승인 2023.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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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반려동물 학대 사건…수의사가 무단 입양까지

경기 양평군의 한 주택에서 1,400여구가 넘는 개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는 최악의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고물상을 운영하던 60대 남성 A씨는 3년 전부터 처치하기 곤란한 개들을 처리해 주는 대가로 한 마리당 1만 원씩을 받고 유기견 등을 집으로 데려온 후 밥을 주지 않아 굶겨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개들을 데리고 온 이유는 생계 때문이며, 개들에게 밥을 주지 않은 이유로는 비싼 사료 가격을 꼽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먹이를 주지 않고 방치해 굶주리던 개들은 서로의 몸을 뜯어 먹으며 버틴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그의 집 마당에 있는 고무통과 두 개의 커다란 물탱크 안은 개 사체로 가득 차 있었고, 이미 부패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체도 수백구에 달했다.

이런 사건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일 경기 광주시의 한 펫숍에서는 개와 고양이 40~50마리가 최소 수일간 방치된 채 발견됐으며, 2019년 경기 평택시의 한 단독주택에서는 장모 치와와종 60여 마리가 사육되다 발견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동물학대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폐렴에 걸려 동물병원에 입원한 반려견을 수의사가 무단으로 입양해 집으로 데리고 갔다는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3월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린 B씨는 “아빠가 담배를 피워 강아지가 폐렴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는데 집안 사정을 들은 진료수의사가 치료 중인 강아지의 퇴원 일자가 잡히자마자 병원비를 수납하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고 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수의사와 연락이 닿은 B씨는 “수의사가 이렇게 작은 생명을 우리 집 같은 쓰레기 소굴에 데려다 놓을 수 없다더라. 안 그래도 기관지가 약해 폐렴에 다시 걸려 평생 괴롭게 지내다 죽을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강아지를 환경과 분리하는 게 먼저이긴 하다”면서 “인간은 자발적으로 그 환경이랑 분리해서 살 수 있지만 강아지를 그 집에서 계속 키울 경우 강아지는 혼자 탈출할 수 없지 않나. 그럼 그냥 공기 안 좋은 데서 계속 병 걸리면서 살아야 하는 거냐”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은 “아무리 생각해도 수의사 잘못인데 의견이 갈린다는 게 신기하다. 내 가족을 납치한 거지 않나. 도와주고 싶었으면 다른 방법을 같이 생각해야지 말도 없이 데려가면 강아지만 불쌍하다”고 반박했다.

계속되는 동물학대 사건 발생에 경기도는 민생특별사법경찰단 140여 명 가운데 110여 명을 동원해 오는 3월 31일(금)까지 도내 400여 개의 사육장 등 반려동물 집단사육시설의 불법 행위 여부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요 단속 항목은 △동물을 잔인한 방법이나 고의로 죽게 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이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무허가 동물생산업 행위 △무등록 동물영업(판매업·위탁관리업 등) 행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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