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청구' 시스템 도입 100여개 동물병원 제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는 펫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돌보는 문화가 확산되며 건강 관리와 진료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 배경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내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한 가구는 전체의 70.2%에 달했다. 이들이 부담한 평균 치료비는 102만7천 원으로, 1년 전(57만7천 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 펫보험 가입률은 2.1%에 불과하다. 보호자의 91.7%가 펫보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부담과 제한적인 보장 범위가 가입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 보험사 등장…보장 항목·편의성 강화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출범한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말티즈(2세 기준) 월 보험료는 19,863원, 푸들(2세 기준)은 18,203원으로, 월 1만 원대 보험료에 고액 진료까지 기본 포함한 상품 구조다. 수술, MRI, CT, 항암치료, 경련, 췌장염 등 고액 검사·치료 12종을 별도 특약 선택 없이 모든 플랜에서 보장하며, 연간 총 보상 한도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청구 가능하다.
수의사가 기획에 참여해 피부·치과 등 일상 질환부터 임상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까지 보장 항목을 폭넓게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는 ‘라이브청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 진료 후 본인부담금만 결제하면 보험금이 자동 청구·지급되며, 현재 전국 100여 개 제휴 병원에서 이용 가능하다. 제휴 병원은 계속 확대 중이다.

탄탄한 투자 기반과 제도적 신뢰 확보
마이브라운이 출범과 동시에 차별화된 상품과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투자 기반과 제도적 신뢰 확보가 있다. 삼성화재, 녹십자수의약품, 우리엔 등 국내 주요 기업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해 초기 자본금 132억 원을 마련했고, 금융위원회 본허가를 취득했다.
지급준비금 요건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재무 건전성과 투명성을 인정받았으며, 예금자 보호 한도는 은행과 동일한 5천만 원에서 오는 9월 1억 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향후 3년 내 500억 원 규모의 추가 증자 계획도 세워 장기 성장 가능성을 확보했다.
출범 20일 만에 전국 100여 개 동물병원과 제휴를 성사시키는 등 시장 반응도 빠르다. 제휴 병원에서는 신규 가입자를 위한 ‘웰컴브라운’ 프로그램을 운영, 간단한 건강 체크 후 가입하면 대기기간 없이 다음날부터 보장이 시작되며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기존 보험사들도 상품 다변화
한편 기존 손해보험사들도 펫보험 시장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실손의료비 보장을 강화한 모바일 전용 상품 ‘NH다이렉트펫앤미든든보험’을 출시했고, 캐롯손해보험은 월 9,900원에 연간 50만 원까지 보장하는 멤버십형 상품을 선보였다. 메리츠화재는 병력이 있는 반려동물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 상품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시장은 아직 태동기지만, 양육 인구 증가와 진료비 고액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보호자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세밀하게 반영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펫보험 원수 보험료는 800억 원 수준이며, 2030년에는 2,390억 원으로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