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생존과 존엄, 말이 아닌 실행으로 지키겠다”
대한수의사회 제28대 회장 선거가 막을 올렸다. 12월 24일 후보 번호를 추첨, 기호 1번 최영민, 기호 2번 우연철, 기호 3번 김준영, 기호 4번 박병용 후보가 확정됐다. 내년 1월 6일(화)까지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5일(목)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터넷 투표로 진행돼 투표가 끝나는 6시부터 개표에 들어가 28대 회장을 선정하게 된다. 이에 본지는 4명 후보의 인터뷰를 게재한다.
박병용 후보는 두 차례 경상북도수의사회 회장을 역임하며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침해받던 수의사의 진료권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하면서 대수회는 회원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정책·행정·대국민 소통에서 존재감과 효능감 있는 대수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든 사업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과 효과를 기준으로 추진하겠다는 박병용 후보는 반드시 하고, 제대로 하고, 될 때까지 하는 회장으로서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Q. 경상북도수의사회 회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과 성과는
경북수의사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역할은 수의사가 처한 현실을 외부에 정확히 전달하고, 이를 행정과 정책의 언어로 바꾸는 일이었다. 수의사회는 친목 단체가 아니라 회원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대변하는 조직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회장직을 수행했다.
취임 당시 불법 진료와 불법 거세가 만연해 수의사의 전문성과 권위가 심각하게 훼손돼 있었다. 이에 사료 회사와 축협을 상대로 강경하지만 전략적인 협상과 대응에 나섰다. 무엇보다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침해받던 수의사의 진료권을 회복시켰다.
외부 대응과 함께 내부 자정 노력도 병행했다. 부정 채혈 관행을 근절하고, 브루셀라 청정화를 달성하면서 수의사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을 만들었다. 울진·의성 산불 당시에는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진료 봉사단을 조직했다. 또한 시골개 중성화 사업 등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현장에도 수의사회가 가장 먼저 나설 수 있도록 했다.
Q. 대수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지금 수의계는 특정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와 반복되는 신종 감염병, 급변하는 진료 환경 속에서 수의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은 커졌다. 하지만 제도와 조직은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과도한 경쟁과 규제, 불안정한 근로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공직과 산업동물 분야 역시 인력 부족과 과중한 책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수의사회가 현장의 변화에 민첩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말만 하는 단체가 아니라 실제로 회원의 삶을 바꾸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의사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하고, 정책·행정·대국민 소통에서 존재감과 효능감 있는 대한수의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Q. 회원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해결 방안이 있다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불안정한 근로환경과 제도적 보호의 부재다. 진료비와 규제와 관련된 정책이 수의사의 의견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점도 큰 문제다. 봉직수의사는 과도한 근무 부담과 번아웃에 노출돼 있다. 개원 수의사 역시 인건비와 운영비 상승, 규제 강화, 사회적 오해 속에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임상 현장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과제로 △수의사 표준근로기준 마련을 통한 최소한의 근로 안정성 확보 △봉직수의사 번아웃 예방과 복지 지원 체계 구축 △소규모 동물병원 대상 경영 안정 지원 △진료비 체계에 대한 수의사회 공식 입장 정립과 정책 주도를 보고 있다. 수의사의 삶이 안정되지 않으면 동물의료의 질도 유지될 수 없다.
Q. 후보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현장을 알고, 실행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구호나 이론보다 실제로 작동하는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임상 현장을 직접 운영하며 수의사의 현실을 체감했다. 공직·방역·행정 구조를 이해하는 경험도 갖고 있다. 지역 수의사회를 이끌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온 경험을 통해 어떤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는지, 어떤 정책이 탁상공론에 그치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 ‘강한 효능감, 빠른 효과’를 실행 기준으로 삼고 있다.
Q. 핵심 공약을 소개해달라
대한수의사회의 역할과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 여의도 또는 세종 이전을 통해 정책 대응력을 강화하고, 미래발전기금 100억 원을 조성해 중·장기 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 집회와 선언, 정책 연대 등 수의사회 정치 참여를 강화하고, 수의 빅데이터 시스템과 수의정책위원회‘를 설립해 정책 주도력을 높이겠다. 공직 수의사를 위한 노조위원회 신설과 법률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비수의 불법 진료를 근절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하겠다.
아울러 대국민 홍보 캠페인과 홍보대사 운영을 통해 수의사의 역할을 사회에 정확히 알리고, 재정 투명화와 회원 중심 행정을 구현하겠다. 모든 사업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과 효과를 기준으로 추진하겠다.
Q. 유권자인 회원들에게 각오 한마디
지금과 같은 대한수의사회라면 앞으로도 수의사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하고, 제대로 하고, 될 때까지 하는 회장이 되겠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 ‘동물보다 수의사가 먼저’라는 원칙을 행동으로 증명할 준비가 돼 있다. 그 역할을 박병용이 하겠다.
<약력>
현) 경상북도수의사회 회장
현)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윤리위원장
현) 대구한의대학교 외래 교수
현) 동물구난단체 VET KOREA 공동대표
현)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창회장
현) 자인동물병원 원장-2020 농림식품부 장관 표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