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개와 고양이의 식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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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개와 고양이의 식용 금지
  • 개원
  • [ 192호] 승인 2021.0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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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는 반려동물이다. 우리나라 축산법에서 개는 고기와 털과 가죽을 생산하는 축산동물로, 실험동물법에서는 실험동물로 규정되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개를 축산동물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전임상 시험에서 개 대신 다른 동물을 이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정애 위원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원들이 반려동물의 식용을 금지하는 법을 작년 12월 30일 제안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 법안이 통과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법안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대만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고 소비하는 것이 오랜 관행처럼 지속되어 왔음.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개는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이 보편화 되어 있고, 최근 중국, 대만 등에서도 세계적 인식에 부합해 개 식용을 금지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실정임. 우리나라도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4명 중 1명에 달할 정도로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였고, 그에 따라 일반 국민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또한 크게 향상되어 사회적으로 개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매우 높은 상황임. 이에 개나 고양이를 도살·처리하여 식용으로 사용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위반 시 벌칙을 부과하는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개 식용업 등을 하는 자가 폐업 신고 및 업종전환을 하는 경우 폐업 및 업종전환 등에 따른 지원금 지급 등 필요한 지원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여 관행처럼 지속되어 온 개 식용 문화를 근절하려는 것임”(국회 입법예고 시스템).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로서 주인이 힘들 때, 기쁠 때, 아플 때 함께 해준 개는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사람들과 함께 반려동물로서 살아온 지 만년 이상 된다. 그리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개를 식용이 아닌 반려동물로 생각해왔고, 과거에 식용으로 이용했던 나라에서도 현재는 개를 잡아먹지 않는다.

일본과 대만은 개 식용이 현재 사회의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더 이상의 개를 식용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 세대는 개 식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람과 같이 생활하면서 공감하는 반려동물을 도축하여 잡아먹는다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에 있는 선한 마음을 해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잔인한 행위를 하면 마음이 편치 않은 것처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잔인한 행위는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는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고 고통을 겪는 사람을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서로 같이 상생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면서 조화롭게 살려고 노력한다. 물에 빠진 사람 중에 살려야 할 사람이 따로 있고 죽도록 내버려 둘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사랑 대신 해악을 끼쳐 벌 받아 마땅한 죄인이 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아무런 해악도 끼치지 않은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회는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개는 어떠한가? 도축하여 먹을 개가 있고 실험에 사용하기 위해 번식되는 개가 있는가 하면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개도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해왔다. 사납고 공격적이어서 사람들과 다른 개를 물어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개도 있다. 그러한 개는 격리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친구로서 태어난 강아지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조그만 철장에 갇혀 실험용으로 생을 마감하거나, 비위생적인 잔반을 먹고 뛰어다니지도 못하다 도축되어 사람의 먹이가 되는 그런 종류의 개들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면 개를 반려동물로서 기르는 많은 사람들은 가슴이 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이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면 그것은 또한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모르는 어떤 사람이 우리집 강아지와 함께 강물에 빠졌다면 사람을 향해 먼저 손을 뻗는 것이 사람 된 도리라고 생각된다. 생업을 위해 개 도축을 해왔다면 개식용 금지 법안이 통과 된 후 생업에 지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동물보호법에서 개와 고양이 식용금지 조항을 제정하기 전에 이러한 문제점은 해결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박재학 교수<br>(서울대 수의과대학 <br>실험동물의학교실 )
박재학 교수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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