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헬스도 구독 시대 “동물병원도 멤버십 필요해”
상태바
펫헬스도 구독 시대 “동물병원도 멤버십 필요해”
  • 박진아 기자
  • [ 301호] 승인 2025.08.07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료 중심 정기 구독 서비스로 신뢰와 수익 동시에…건강관리 동반자 역할 확장 전략

 

 

최근 소비 트렌드는 일회성 구매 대신 멤버십과 정기구독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월정액 항공 패스를 출시했고, 스타벅스는 앱 기반 멤버십으로 고객의 일상에 파고든다. 주간 식단이 배달되는 밀키트, 계절마다 스타일링을 받아보는 패션 박스처럼 멤버십 구조는 소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면서 고정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헬스케어 분야로도 확장 중이다. 대형 종합병원에서는 검진, 주기적 상담, 생활관리 등을 포함한 연간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건강관리 파트너로 변화하고 있다.

동물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프리미엄 동물병원에서는 정기 검진, 예방접종 알림, 생애주기별 맞춤 상담을 포함한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늘고, 보호자들의 인식도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의 장기적 관계로 이동하면서 동물병원에서도 구독형 멤버십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건강관리 파트너로 변화
삼정KPMG의 2023년 보고서 ‘다가오는 펫코노미 2.0 시대’에 따르면, 해외 주요 펫 헬스케어 기업들은 정기배송 기반의 멤버십 모델을 통해 식품, 용품, 진단, 보험, 커머스를 아우르는 E2E(End-to-End)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구조를 구축하면서 플랫폼과 병원 모두에게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펫헬스 분야에서도 멤버십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페오펫과 캐롯손해보험이 선보인 VIP 멤버십에 가입하면 연간 최대 200만 원 한도의 펫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병원·미용·숙박 등 제휴처에서 발생한 이용금액의 30%를 마일리지로 돌려받는다. 연 1회 무료 건강검진과 상시 진료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필수용품을 정기 배송해준다. ‘알파도펫’은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가정 내 초음파와 혈액검사, 수의사 화상 상담을 진행해주며 동물병원으로 연계하고 있다.

평택의 베스트프렌즈동물병원은 병원 자체적으로 월 구독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심장사상충 예방, 구충제·진드기 치료, 항문낭 관리, 발톱·귀 케어, 진료비 할인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며, 관리 전문가 팀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외부 플랫폼이나 기술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동물병원은 진료 파트너로서 실행자 역할에 머무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병원이 직접 멤버십을 설계하고, 구독형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드물다. 

인의와 해외는 이미 멤버십 확산
인의 분야에서는 이미 병원 차원의 멤버십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정밀검진과 전담 간호사의 사후관리, 예약 우선권, 식이·운동 코칭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멤버십’을 운영 중이며, 강북삼성병원의 ‘라이프케어 멤버십’ 역시 검진 이후의 전주기 진료와 건강 리마인드 서비스를 포함한 구독형 모델을 마련했다.

해외 동물병원에서도 자체 멤버십을 운영 중인 경우가 많다. 미국 Banfield Pet Hospital은 ‘Optimum Wellness Plan’을 통해 백신 접종, 건강검진, 무제한 외래, 원격 상담까지 포함한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 Vets4Pets는 ‘Vaccination for Life’ 및 ‘Complete Care’ 등의 연간 단위의 정기 관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미국수의사협회(AAHA)는 멤버십 기반의 플랜이 병원의 수익 안정화와 보호자 재방문 유도에 효과적이라고 분석했으며, 수의학 전문매체 ‘DVM360’은 멤버십이 보호자에게 소속감을 제공해 장기 고객 유치 효과가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병원 주도 멤버십 지금이 타이밍
현재처럼 플랫폼이 주도하는 구조 아래서도 동물병원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병원이 자체적으로 멤버십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할 경우 더 큰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보호자와의 신뢰를 강화하고, 고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며, 진료 프로세스의 효율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멤버십은 구체적으로 예방접종이나 정기검진, 수의사 상담 등 기본적인 구독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진료 예약의 우선권을 제공하고, 주기적인 헬스 리포트와 사후 모니터링까지 포함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 주기를 미리 예측하고, 경제적 부담도 완화된다. 병원 입장에서는 보호자의 반복 방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단순한 혜택 제공을 넘어 동물병원이 보호자에게 일상적인 건강 파트너로 다가서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삼정KPMG 보고서 역시 “정기 건강관리 서비스와 예약 시스템이 통합된 구조가 펫 헬스케어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플 때만 찾는 곳이 아니라 건강을 함께 챙기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전략으로서 멤버십을 고려해 볼 때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300호 특집기획Ⅱ] 2025 동물병원 및 수의사 현황과 분포...반려동물병원 5,474개소 및 수의사 7,895명 종사
  • [특별인터뷰] SNU센터 위치한 서울 광진구 강진호 분회장
  • [300호 특집기획Ⅰ] 수의사의 미래를 묻다 | 변화하는 시장, 생존 전략은?①
  • “챗GPT로 동물병원도 선택하는 시대”
  • SNU검진센터 철폐 촉구 ‘1인 릴레이 시위’
  • [유저 인터뷰] 이태현(라퓨클레르 동물피부클리닉) 대표원장 ︳오로레이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