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견 평균 수명이 15~20세로 늘었다. 9세 이상 노령견의 비중이 2019년 37.7%에서 2021년 41.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동물이 늘어나면서 노년기 건강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재활·물리치료 등이 핵심 진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비 중심 치료 인프라 고도화
재활치료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정확한 운동 범위 측정, 운동 강도와 하중 조절, 통증 완화 등 정밀 처치가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중 트레드밀, 고출력 레이저, 전기자극 장치처럼 목적별 전문 장비가 필수적이다.
특히 한방 치료를 통합 제공해 재활기간 단축과 재발 방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수중 트레드밀이나 체외충격파, 고압산소치료기 같은 장비는 대당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고가 장비다. 초기 투자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도입 병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재활진료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회복 프로그램 체계화 필요
노령동물의 경우 단발성 처치로는 충분한 기능 회복과 재손상 방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환자 상태와 질환 특성에 맞춘 주차별·단계별 목표를 세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한수의학회지에 실린 국내 연구에 따르면, 넙다리뼈머리 절제술 뒤 재활을 한 반려견의 평균 회복 기간은 1.88주, 재활을 하지 않은 경우는 8.50주로 나타났다.
안쪽 무릎뼈 탈구 수술 뒤에도 재활군 4.38주, 비재활군 9.39주로 회복 기간 격차가 컸다. 이 수치는 재활이 회복 속도와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 신사경(원장 신사경)은 후지마비와 선천성 척추기형 환자에게 침·한약·체외충격파·수중 러닝머신을 병합해 보행 기능 회복을 이끌어냈다. 난도가 높은 신경계 질환에서도 표준화된 프로토콜과 맞춤 재활로 개선을 가능케 한 사례다.
24시청담우리동물병원(원장 윤병국)은 영상 기능을 강화한 ‘영상재활센터’를 국내 처음으로 오픈하기도 했다. CT와 초음파를 통해 정형외과적 질환의 진단율을 높여 재활치료의 진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밀 진단·전문 인력·표준화 필요
재활치료는 장기적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반복 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활동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정밀 진단 장비를 활용한 영상 기반 맞춤 치료도 재활 영역의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병변의 정확한 위치와 상태를 파악해 치료 계획을 세움으로써 사람 재활의학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재활치료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충과 비용 부담 완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고가 장비와 재활 전담 인력 확보에 드는 초기 투자비가 큰 만큼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 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려동물 재활시장을 2024년 6억 3,504만 달러에서 2030년 12억 1,985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11.5%에 달한다.
초기 진료부터 전문 재활센터까지 이어지는 치료 연속성을 확보하려면 병원 간 협업 체계와 정보 공유도 필요하다. 북미 지역에서는 재활센터와 동물병원 간 협력을 통해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모델이 보편화되고 있다.
현재의 장비 도입이나 프로그램 구성과 더불어 임상 데이터 축적, 재활 전문인력 양성까지 더해진다면 재활진료는 수의학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