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동물병원 비수기가 시작됐다. 대형 동물병원이나 특정 과목에 대한 특화진료를 제공하는 전문동물병원 또는 24시 동물병원의 경우 비수기를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지만, 1인 동물병원의 경우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개원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해마다 비수기는 돌아오는 만큼 수의사들은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아 자신만의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
이에 반려동물 건강검진 활성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강검진은 반려동물에게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기 전 사전에 문제를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예방수의학에도 부합하는 진료다.
기본 검진 1인 병원도 가능해
모든 반려견은 유전적으로 1형 당뇨의 위험을 안고 있고, 모든 반려묘는 행동 특성상 신장질환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반려동물의 생체시계는 사람보다 약 5~7배가량 빠르게 움직여 주요 내과질환의 경우 확진 판정 이후 6개월 내 사망할 확률이 높아 정기검진과 질병 조기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 건강검진은 동물병원마다 이뤄지는 검사 항목이 다른데, 체중·체온 측정, 청진, 혈액검사, X-ray, 초음파 검사, 치아 스케일링 등 기본적인 검사는 1인 동물병원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운영할 수 있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쉽게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 눈길
특색 있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분당에 위치한 A 동물병원은 키우던 반려견을 기리며 아이의 이름을 딴 건강검진 코스를 개발했다. 기본 검진부터 정밀 혈액검사 45종, 방사선 검사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진행해 매년 보호자들의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에 위치한 B 동물병원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건강검진에서 질환이 발견될 경우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투약부터 영양 보조, 운동뿐만 아니라 한국동물영양연구소의 감수를 거친 자연식이법을 제안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방문검진 서비스와 건강검진센터도 등장했다. 반려동물 방문검진 서비스 ‘솜털즈’는 동물병원 내원이 어려운 보호자의 집으로 예약한 시간에 수의사가 방문해 검진을 진행한다. 문진과 구강검사, 관절검사 등 11가지 기본 검진에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검진 결과는 솜털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편리성을 높였다.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건강검진센터를 개소한 ‘펫트너’는 건강검진 전문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반려견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다양한 검진 프로그램과 치료비 지원,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건강검진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펫트너 건강검진센터에서는 오로지 검진만 진행하며, 검진 후 치료가 필요한 경우 검진 데이터를 원하는 병원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검진 보호자 관심 높아져
지난해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는 유리벳코리아와 함께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고,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이성식)도 몇 년째 꾸준히 반려동물 건강검진 캠페인을 펼치는 등 각종 지부나 단체에서도 반려동물 건강검진 활성화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주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이지만 그동안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보호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식 또한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행히 반려동물을 동반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먼저 요청하는 보호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동물병원들은 보호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기 병원만의 차별화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검진의 중요성을 인식시킴으로써 비수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